18. 묘수 (昴宿) - 대순회보 121호 28수 별자리

대순141년(2011)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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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수 별자리 : 18. 묘수 (昴宿)

18. 묘수 (昴宿)

글 교무부

28수(宿) 중 열여덟 번째 별자리인 묘수(昴宿)는 규수ㆍ루수ㆍ위수ㆍ필수ㆍ자수ㆍ삼수와 함께 금기운(金氣運)을 맡아 다스리는 서방 백호 7수(宿)에 속하며, 『천문류초(天文類抄)』01에 따르면 새끼 호랑이의 형상에서 몸02 부분에 해당한다. 묘수는 9개의 별자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늘의 눈과 귀가 되어 주로 옥사(獄事)를 주관하고 변방의 03 역할을 한다. 또 상사(喪事)나 임금과 신하의 대화나 간언을 주관한다. 28수 신명 중에서 이충(李忠)04 신명이 관장한다.
묘수의 수거성(宿距星)05인 묘성(昴星)은 7개의 주황색 별로 구성되어 다닥다닥 붙어 있으므로 흔히 ‘좀생이별’ 또는 ‘좀성’이라고도 한다. 묘성이 밝으면 임금에게 아첨하는 신하가 없으며, 천하가 안정되고 화평하며 감옥에 관한 일이 공평하게 이루어지나, 흔들리거나 움직이면 대신(大臣)이 옥에 갇혀 죽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음력 2월 6일에 묘성과 달의 위치로 한 해 농사의 풍흉에 대해 점쳐왔다. 달이 묘성보다 북쪽에 있으면 산간 지역의 농사가 풍년이고 남쪽에 있으면 바닷가 지역의 농사가 풍년이라 점을 쳤고, 달빛이 붉으면 가뭄이 생기고, 황색이면 풍년이며, 검으면 장마나 홍수가 생긴다고 하여 달빛의 색깔로도 점을 쳤다. 이를 두고 『어우야담(於于野譚)』06에 ‘좀생이를 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묘성은 24절후 중 한로(寒露: 양력 10월 8일경) 때에 동쪽에서 떠오른다.
묘수에 딸린 별자리 중에서 묘성의 위에 있는 권설(卷舌)은 6개의 주홍색 별로 이루어져 있다. 권설이란 말 그대로 혀를 만다는 의미인데 별자리 또한 혀가 말린 모양과 비슷하다. 권설은 입을 주관하며 주로 임금과 신하의 대화를 주관한다. 별이 움직이지 않으면 현인이 등용되나, 직선의 모습으로 있으면서 움직이면 참소(讒訴)하는 사람이 뜻을 얻게 되어 천하에 구설로 인한 폐해가 생겨난다고 한다.
권설의 안쪽에 1개의 별로 이루어진 천참(天讒)은 의술, 점, 무속 등을 주관한다. 별이 어두우면 길하다.
권설의 옆에 4개의 별로 이루어진 여석(礪石)은 군대에서 쓰는 칼을 가는 숫돌을 의미하며 별이 밝으면 병란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묘성 아래에는 여자와 관련된 2개의 별자리가 있다. 1개의 별로 이루어진 천아(天阿)는 천하(天河)라고도 하며, 주로 여자의 재앙과 복을 맡는다. 또한 산과 숲의 변화 및 요사스런 말을 주관하며 오성이나 객성이 범하면 요사스런 소문이 난다고 전한다. 또 다른 1개의 별로 이루어진 월(月)은 신하와 여자를 상징하여, 여자의 재앙과 복을 주관한다. 혜성 또는 객성이 범하면 대신이 쫓겨나고, 황후에게 우환이 든다고 한다.
월(月)의 아래에 5개의 누런색 별로 이루어진 천음(天陰)은 저녁노을과 어두운 밤하늘을 나타낸다고도 하고, 천자를 따라 사냥하러 다니는 신하가 음모를 꾸미지 못하게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고도 한다. 『영대비원(靈臺秘苑)』07 천문서에는 별이 어두워야 길하고, 밝으면 비밀이 누설된다고 하지만 『천문류초』에서는 반대로 별이 어두워야 비밀이 누설된다고 전한다.
천음 아래에 16개의 별로 이루어진 천원(天苑)은 천자의 동산으로, 새와 짐승을 기르는 곳이다. 별이 밝으면 새와 짐승이 성하고, 별빛이 누러면 새와 짐승이 많이 번식하지만 별이 어두우면 여위어서 죽는 짐승이 많게 된다고 한다.
천원의 옆에 6개의 별로 이루어진 추고는 천적(天積)이라고도 하여 천자의 물건을 두는 곳을 의미하며 말과 소의 사료를 먹이는 일을 주관한다. 별이 밝으면 풍년이 들고 보이지 않으면 갑자기 소가 떼로 죽으며, 수성 또는 화성이 범하면 소와 말을 먹일 사료가 불에 타고 물에 빠지는 우환이 생긴다고 전한다.

『홍연진결(洪煙眞訣)』08에 따르면 하늘의 현상이 인세에 영향을 준다고 믿어 땅에 별자리를 대응해 놓았다. 우리나라 땅에서 묘수는 평안북도 지역인 벽동ㆍ창성ㆍ삭주ㆍ의주ㆍ용천ㆍ철산ㆍ구성ㆍ선천ㆍ태천에 해당한다.
서양의 황도 12궁과 비교해 볼 때 묘수(昴宿)는 황소자리(Tau)에 해당한다. 묘수의 수거성인 묘성 중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1개의 별과 황소자리 η (Eta: 밝기 2.9등급)를 비교할 수 있다.

황소자리의 어깨 부분에 위치한 황소자리의 η 는 플레이아데스(Pleiades)성단에 속한다. 푸른빛의 아름다운 플레이아데스성단은 10억 년 된 젊은 성단이며 시지름09 약 120"의 범위에 2,000개 이상의 여러 개의 별 무리로 구성되어 있다. 육안으로 잘 관찰하면 6~14개 정도의 별을 발견할 수 있고, 망원경으로 보면 100개 이상의 별이 나타난다. 즉 칠 자매별이라고 불린 것과 좀성이 7개의 작은 별로 이뤄졌다고 하는 것은 눈으로 잘 보이는 별이 7개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황소자리의 η는 칠 자매 중에서 알키오네(Alcyone)를 의미한다.
다양한 명칭을 가지고 있는 이 성단은 중국 문헌과 성경, 그리스문헌, 그리고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발견되듯이 인류에게도 널리 잘 알려진 별이다. 그리 스 신화에는 거인 아틀라스(Atlas)와 바다의 요정 플레이오네(Pleione) 사이에 태어난 7공주 이야기가 전해진다. 7공주는 알키오네(Alcyone)와 켈라이노(Celaeno), 엘렉트라(Electra), 마이아(Maia), 메로페(Merope), 아스테로페(Asterope), 타이게타(Taygeta)이다. 어느 날 사냥꾼 오리온(Orion)이 7공주를 짝사랑하여 5년 동안 쫓아다니자 제우스(Zeus)가 그들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별이 되게 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설에는 이복 자매인 히아데스(Hyades)의 죽음에 상심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별이 되었다고도 한다. 제우스를 배신한 아버지 아틀라스가 형벌을 받을 때 슬퍼한 나머지 별자리가 되었다고도 한다.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로는 7개의 별 중에서 1개의 별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를 엘렉트라가 그녀의 아들 다르다누스(Dardanus)가 세운 트로이(Troy)가 함락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자리를 떠났다는 이야기다. 황소자리를 떠난 엘렉트라가 큰곰자리(UMa)의 미자르(Mizar) 옆에 있는 작은 별 알코르(Alcor)라고 전한다. 이렇게 플레이아데스성단에 관한 전설도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음력 2월 6일에 묘성과 달의 위치로 한 해 농사의 풍흉에 대해 점쳐 왔으며, 아프리카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도 새벽 하늘에 플레이아데스성단이 나타나는 때가 추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믿으며 농사를 해왔다. 그러므로 초기 농경 사회에서 동양과 서양 모두 묘성을 관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01 세종의 명에 따라 천문학자 이순지[李純之, 1406(태종 6)∼1465(세조 11)]가 편찬한 천문학 서적.

02 『사기』의 천관서에는 루수ㆍ위수ㆍ묘수ㆍ필수는 호랑이의 몸체라고 설명한다.

03 한(漢)나라 시대에 기사(騎士)들의 총칭. 또는 북쪽 변방국가의 선봉을 맡은 기사나 척후병을 뜻함.

04 광무제 때 사람으로 예(禮)를 숭상하며 백성들에게 예절을 배우게 하고 과거제도를 두었으며, 충(忠)으로써 임금을 섬기고 아부하는 자들을 물리치는 등 올바른 행실을 한 인물이다.

05 각 수(宿) 구역의 서쪽에 위치한 가장 밝은 별로 28수의 위치를 쉽게 찾는 기준이 된다.

06 조선 광해군 때 어우당(於于堂) 유몽인(1559~1623)이 쓴 최초의 한국 야담집.

07 북주(北周)의 태사령(太史令)이었던 유계재(庾季才)가 지은 천문학 서적.

08 화담 서경덕 선생이 짓고 토정 이지함 선생이 수정한 고대 천문, 기문, 둔갑술에 대한 서적.

09 지구에서 본 천체의 겉보기 지름을 말하며 시직경(視直徑)이라고도 한다. 각도의 초(″) 또는 분(") ·도( °)로 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