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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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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수도의 삶 그리고 사랑

수도의 삶 그리고 사랑

 

 

글 교무부

 

  예전에 나는 꽃길을 걷다가 우연히 꽃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꽃향기에 취해 꿈같았던 시간, 그들이 나누었던 이야기는 바로 사랑의 본질에 관한 것이었지요. 참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때의 대화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하나를 전해볼까 합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햇살 속에서 한 꽃이 말을 건네자 잠시 후 어디선가 다른 꽃이 조용히 그 물음에 답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그러더군, 사랑은 향기이고 짜릿하고 달콤한 남녀의 연애감정쯤이라고. 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봐, 그것은 단지 사랑을 포장하는 한 가지 장식에 불과하거든.

  진정한 사랑 그것은 말야, 진리와 생명의 힘과 같은 것이야. 조물주가 만물을 사랑하여 그 기운이 우주에 뻗치듯, 나 외의 모든 대상을 향해 마음을 뻗어 만물이 하나임을 알고 서로를 잘 되게 해주려는 의지이지. 그래서 사랑은 산란하는 감정의 빛을 넘어 진리와 생명을 본질로 삼지 않고는 이야기할 수 없겠지.

  그리고 사랑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누어지지만 그 본질 속에서 하나가 된다고 생각해. 부모 형제 자식 간의 사랑, 이성간의 사랑, 친구와 동료 간의 사랑 등 여러 무지개 빛깔로 흩어져도 결국은 진리와 생명의 뜻에서 무색의 빛으로 모이니까.

  대상에 대한 멀고 가까운 순서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대가 그 누구이건 그 생명을 지켜 잘 되게 해주겠다는 숭고한 의지 그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에 대한 해답이야. 그건 결코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겠지. 인내와 의지가 필요한 창조의 노력이니까, 조물주가 만물을 낳고 길러온 그 땀방울처럼….”

 

 

  ‘사랑’은 문학·철학·도덕·종교의 각 영역에서 풍부한 의미로 발전해 나갈 만큼 잠재된 가치를 안고 있는 개념이다. 일상의 말이면서 그 명확한 정의를 얻기 힘든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래서 짧은 두 글자의 단어 속에 과연 어떤 오묘한 의미가 숨쉬고 있는지 그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 국어사전을 보면 사랑은 네 가지로 정의돼 있다. 첫째로 이성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나 그 상태, 둘째로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신(神)의 마음이나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아랫사람에 대한 윗사람의 관심어린 마음, 셋째로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넷째로 사물이나 가치, 이상, 관념에 대한 애착과 헌신이라는 의미 이렇게 네 가지이다. 이를 통해 볼 때 사전적인 의미의 사랑은 한 대상이 어떤 대상을 좋아하고 그 대상을 소중히 보살피려는 마음으로 정리된다.

  사전적인 정의는 다소 피상적인데 그것을 철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좀 더 본질적인 의미로 다가설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사랑을 철학적 성찰에 있어 중요한 개념으로 보았다. 그는 사랑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는데, 타인을 수단으로 여기는 이기적인 사랑과 욕정에서 해방돼 영혼을 신성한 향연(진리)으로 인도하는 이타적인 사랑으로 구분했다. 그에게 있어 진정한 사랑은 정신의 깊은 관조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의식의 고차원적인 상태였던 것이다.

  칸트 역시 사랑을 두 종류로 구분했는데, 하나는 육체의 감각적 욕구와 이해관계와 관련된 병적인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행복을 지켜주는 순수한 염려로서의 진정한 사랑이다. 칸트는 병적인 사랑을 타인에 대한 그릇된 집착으로 보고 후자인 ‘실천적인 사랑’을 도덕적인 것이라고 보았다.

  변증법을 토대로 한 헤겔은 진정한 사랑이란 타인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라고 했다. 개별적으로 나누어져 있는 인간은 원래 하나로서 상대는 곧 나의 다른 모습이며 나 또한 상대의 다른 모습임을 깨닫는 것이 그가 말한 사랑이다. 즉 남과 내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속에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베르그송은 사랑의 범위를 넓게 포괄해, 인류전체에 대한 사랑 즉 인류애를 진정한 사랑으로 보았다.

  철학적인 의미의 사랑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사랑은 대상과 내가 구별되지 않는 일체감에서 출발한다. 나누어져 있는 개체이지만 의식 속에서 서로는 완전히 하나로 합일되고 상대를 진리와 생명의 길로 인도해 그를 잘 되게 하려는 의지이다. 그 의지는 정신의 고차원적인 단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이며 높은 단계의 의식 상태인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오해하기 쉬운 쾌락적이며 이해관계를 따지는 거짓된 사랑과 완전히 대비된다. 거짓된 사랑은 육체의 유한적인 속성에서 비롯되므로 겉으로 남을 위하더라도 결국은 자기 한 개체의 이익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거짓된 사랑은 육체적 쾌락과 물질적인 욕구에 대한 집착에 불과해 타인을 진정으로 위할 수 없는 것이다.

  위 논의를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진리와 생명을 논하지 않고 사랑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진리를 실천하는 수도인이라면 더욱 그러한 사랑의 본질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원을 풀고 서로가 함께 잘 산다는 것은 원한을 통해 단절돼 있던 각 개인이 그 경계를 해소하고 도로써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도전님께서 전하시는바 “남이 나의 뺨을 때리면 그 손을 어루만져 주는 마음으로 우리 도인들은 먼저 척을 풀고 솔선수범(率先垂範)하여 사회에 봉사(奉仕)해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되새겨 보게 된다. 그 말씀처럼 사랑에는 그만큼의 인내와 희생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실천이 바로 세상을 바꾸어가는 사랑의 힘이라는 사실에 수도인으로서 우리는 깊이 동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알아봅시다

 

사랑 : (영)love, (프)amour, (독)Liebe

         헤겔 : 타자와 하나가 되려는 경향

         플라톤 : 철학의 원동력이며 선과 미, 그리고 절대에 대한 갈망

         칸트 : 병리적인 사랑과 타인의 행복에 대한 순수한 염려로서의

                  진정한 사랑

         프로이트 : 에로스

어원 : ‘사랑’, ‘애정’, ‘강렬한 욕망’을 뜻하는 라틴어 amour

유사어 : 애정, 이타주의, 우정, 인자함, 상냥함

반대어 : 이기주의, 증오

관련어 : 타인, 욕구, 욕망, 의무, 에로스와 타나토스,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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