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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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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시풍속 : 상달고사 [上月告祀]

상달고사 [上月告祀]

 

 

  하늘과 신명을 받들고, 조상을 섬길 줄 아는 선조들의 미덕은 한국 전통의 맥이 되어 우리 문화의 저 깊은 곳에서 숨쉬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시대적 정서가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위를 섬기고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내면적 정신만큼은 시대를 초월해 간직되어졌으면 하는 소중한 삶의 자세라고 여겨진다.

  그와 같은 우리 전통 가운데 음력 10월에는 상달고사라는 세시풍속이 있다. 상달고사는 상달(시월의 예스러운 말)에 지내는 고사라는 말로, 그달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에서 수확된 곡식과 과일로 하늘과 조상신께 제사지내고 집안의 안녕을 위하여 가신들에게 의례의식을 올렸다.

  10월을 상달이라고 말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는 “상달은 10월을 말하며 이 시기는 1년 내 농사가 마무리되고, 햇곡식과 햇과일을 수확하여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기간이다. 따라서 음력 10월은 풍성한 수확과 더불어 신과 인간이 함께 즐기는 달로서 열두 달 가운데 으뜸가는 달로 생각하여 상달이라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삼국시대에도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濊)의 무천(舞天)과 마한(馬韓)의 제천(祭天)에서 그러한 음력 10월의 의미대로 농공(農功)이 끝난 10월에 하늘에 감사하는 의례를 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과거 국가적으로 치르던 행사가 현재에는 그 의미가 퇴색되어 일부 지역에서만 지내고 있다. 서울 송파 지역에서는 10월 중 말날과 돼지날을 길일로 정하여 해질 무렵이나 밤 1시에 주로 고사를 지낸다. 이날 가정에서는 대문 앞에 금줄을 매어 부정을 막고 집안의 출입을 금하며 주부들은 떡과 쇠머리 또는 돼지머리, 북어, 술을 올리고 빈다. 또한 충남 공주시 사곡면 계실리에서는 10월 초순에 길일을 택해 한 해의 추수를 감사하고 가정의 평안을 기리기 위하여 햇곡식으로 ‘가을떡(고사떡)’을 쪄서 고사를 지낸다.01

  상달고사의 의례(儀禮)는 주로 집안의 가장 혹은 주부(안주인)가 진행을 했는데,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아 집안에 부정이 타지 않게 했으며 제물02을 정성껏 차린 후 배례를 하고 손으로 빌어 축원하였다. 여기에서 모시는 가신(家神)들로는 조상신(祖上神), 터주신, 성주신(城主神), 삼신(三神), 조왕신(王神), 칠성신, 측신(神), 문전신 등이 있다. 이날 나누어 먹은 시절음식으로는 시루떡, 무시루떡, 만두국, 열구자탕(悅口子湯: 신선로)03, 연포탕04, 애탕05, 애단자(艾團子: 쑥구리단자)06, 밀단고07, 강정 등이 있다. 이러한 음식들을 이웃들과 집집마다 나누어 먹으며 소박한 인정을 나누기도 하였다.

  그밖에 집안의 문중에서는 따로 10월 15일을 전후로 해서 시제(時祭)를 지내는데 이는 5대조 이상의 선조들에게 지내는 제사로 조상의 묘소가 있는 선산에 가서 햇과일, 햇곡식 등으로 성대한 제사상을 차리고 조상의 음덕을 기린다.

  음력 10월은 바람도 차고 밤도 깊어가는 때이다. 상달고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 계절의 쓸쓸함을 그러한 풍속을 통해 정겨움과 따뜻함으로 바꾸어간 선조들의 지혜를 느끼게끔 한다. 아울러 음력 10월의 계절만큼이나 냉랭해져 가는 이 시대의 찬바람을 맞으며 선조들의 전통이 자꾸만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전통 속에 그 찬바람을 이겨낼 지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01 한국세시풍속사전』 「겨울편, pp. 71~74

02 시루떡과 술(막걸리)를 준비하는데, 떡은 켜(포개어진 물건의 낱낱의 층을 말함)를 만든 시루떡과 켜가 없는 백설기로 만든다.

03 여러 가지 어육과 채소를 색스럽게 돌려 담고 장국을 부어 끓이면서 먹는 음식.

04 두부를 잘게 잘라 썰어서 꼬챙이에 꿰어 기름에 부치거나 닭고기를 섞어 국으로 끊인 것을 말한다.

05 쇠고기 완자와 봄나물을 넣어 끓인 맑은 탕.

06 찹쌀가루를 쪄서 데친 쑥을 치대어 소를 넣고 새알처럼 빚어 거피팥고물을 묻힌 떡.

07 찹쌀가루로 동그란 떡을 만들어 삶은 콩을 꿀에 섞어 발라서 붉은 색이 나게 한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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