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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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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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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원평1-14 방면 평도인 이금옥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먼저 가본 저세상은 어떤가요~” 


  목터지게 애절한 노래를 들으면서 문득 엄마의 안부가 궁금했어. 엄마는 잘 도착하셨는지, 아버지는 만나셨는지…. 그리고 거기서는 이젠 안 아프신지 궁금한 것도 참 많은데 통화가 되질 않아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아직도 내 폰에는 울 엄마라고 저장되어 있는데…. 가실 때 핸드폰이라도 챙겨 드릴걸…. 그랬으면 전화라도 해볼 수 있었을까. 그리도 성능 좋은 폰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찌 사는 동안 엄마랑 사진 한 장 찍지 않았을까 참 무심했네. 평생 늘 그 자리에 계실 거란 생각에 다음에, 다음에 하다 보니 이젠 찍고 싶어도 안 계셔서 애꿎은 폰만 만지작거리네.
  아버지가 가셨을 땐 엄마가 계셔서 그래도 덜 허전했었나 봐. 그런데 엄마까지 가시고 나니 잠시 내 생활이 멈췄나 봐. 아직도 시골에 계실 것 같아서 문득 생각 없이 전화기를 들고 안부를 묻겠다고 울 엄마를 누르려다가 놀라곤 해. 아직도 엄마는 나에게 “금옥이냐~.” 하실 것 같은 목소리가 귀에 쟁쟁한데…. 
  얼마 전 꿈에 아버지가 엄마 안 오셨다고 우시던데 아버지를 못 만나신 건지, 잘 찾아는 가신 건지 늘 걱정이네. 그래도 가끔은 그냥 엄마가 아버지한테 가신 걸 마음으로 위안 삼곤 해. 혼자 투병하시고 너무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생각하다 보면 차라리 아버지 곁에 가시면 좀 낫지 않을까 싶을 때도 있었거든.
  부모 돌아가시기를 빌 자식이 있을까마는 난 상제님께 늘 심고 드렸어 ‘상제님 어느 자식이 부모님 가시기를 심고 드리겠어요. 그런데 30년을 넘게 투병하신 것도 고통이었는데 그나마 가시는 길만큼은 평온하게 고통 없이 주무시는 듯 가실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런 심고가 나에겐 최선이었으니 참 착잡했었는데….
  살아계시는 동안 아버지한테 간다고 늘 입버릇처럼 하시더니 아버지한테 가시니 좋으시우? 그래도 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잊고 살았던 것들이 때론 큰 도움이 되곤 하더라고. 시골 계실 때 아주 편찮으셔서 선각분들이랑 그 밤에 가서 치성 모시고 그랬었는데 혹시나 좀 더 나아지실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했었지. 별 차도 없어 원망하기도 하고 그렇게 세월 보냈는데…, 그러다가 잊고 산 거지. 근데 엄마 아버지 모두 보내드리고 나니 문득 저 깊은 곳에 감춰둔 문서를 꺼내 보듯 내심 위로가 되더라고. 가시는 길 바로 상제님께 가신다고 선각분들이 그렇게 얘기해 주시는데 치성 모신 게 어찌나 감사하던지.
  내가 가지 않은 길이라 알 수는 없지만, 마음에 위로를 느낄 수 있을 만큼 감사했어. 돌아가시기 삼사일 전 엄마 보러 우리 네 자매가 갔는데 그렇게 몸도 안 좋으시면서 “바쁜데 어떻게 왔냐.”라고 하시는데, 참 내가 사는 게 뭐가 그리 바쁘다고만 하고 살았을까 싶더라고.
  엄마, 미안해. 이제야 그러면 뭐 하겠어. 그래도 이렇게라도 얘기하고 싶네. 곱게 화장하고 가신 울 엄마. 아버지가 마중 나오셔서 손잡고 가시거든 이승에서 못한 행복 천년만년 누리시고 여긴 걱정하지 마, 언니들이랑 동생은 내가 잘 챙길 테니까. 그리고 내가 늘 우리 자매들을 위해서 늘 심고 드리니까 이젠 맘 편히 하늘에서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
  혹시라도 내 핸드폰에 저장된 울 엄마 번호를 눌렀을 때 아무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왜냐면 엄마가 깜빡 폰을 놓고 외출하셨을 거란 기대감에. 내 마음에 울 엄마가 잘 지내시겠구나 싶을 때 지울게. 그러니까 하늘에서 잘 지내고 알았지? 내가 전화할지도 몰라.



  셋째 딸 금옥이가 사랑하는 울 엄마에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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