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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2. 외금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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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금강 이야기

 

  개구리바위를 보고 작은 굽이를 돌면 길 왼편에  매우 맑고 깨끗한 샘물이 있다. 세존봉에서 흘러내리는 이 물은 산삼과 녹용이 녹아 흐르는 것 같다고 해서 ‘삼록수(蔘鹿水)’라 불리는데, 구룡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그 물을 마시고 힘차게 올라간다고 한다.

  여기에서 조금 더 가면 만경다리를 지나게 된다. 서쪽으로는 멀리 옥녀봉이 바라보이고 남쪽으로는 세존봉의 봉우리마다 기암괴석들이 하늘을 배경으로 하여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머리는 토끼 모양을 하고 몸뚱이는 거북이 형상을 한 ‘토끼바위’이다. 이 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금강산이 천하명승이라는 소문은 하늘나라에도 일찍부터 알려져 있었다. 선녀들은 더운 날이면 팔담(八潭)에 내려가 목욕을 하고 옥녀세두분(玉女洗頭盆)에 가서는 곱게 얼굴치장을 한 다음에 돌아오곤 했다. 이 때문에 금강산에 대한 소문은 하늘나라에 더욱 넓게 퍼져 누구나 한 번만이라도 그곳에 다녀오길 원했다. 달나라에 있던 토끼도 금강산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옥황상제님을 찾아가 그의 간절한 염원을 털어놓았다.

  “옥황상제님, 듣건대 조선에 금강산이라는 아름다운 곳이 있다고 하온데 이 토끼도 한 번 보고 올 수 있게 해주십시오.”

  옥황상제님은 그 소원이 하도 간절해서 쾌히 승낙해주었다. 다만 보름달이 되기 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옥황상제님의 승낙을 받은 토끼는 너무 좋아서 동네방네 뛰어다니며 자랑하였다.

  다음날 토끼는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금강산으로 내려갔다. 그는 먼저 외금강의 세존봉 줄기를 타고 오르며 금강산 구경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금강문 근처에 이르러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그만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다.

  앞에 솟은 천화대(天花臺)는 하늘에 핀 꽃 같고, 구슬같이 흐르는 옥류동의 폭포는 무늬를 수놓은 비단을 늘어놓은 듯하다.  맑디맑은 연못과 다양한 폭포들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런 모습은 하늘나라에서 조차도 상상할 수 없는 절경이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토끼의 걸음은 거북이처럼 느려지더니 나중에는 제자리에 멈춰버린 듯했다.

  토끼는 날짜가 가는 것도 잊어버린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느새 동해바다에 보름달이 휘영청 떠올랐다. 그제야 토끼가 “아차!”하고 후회하였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곧이어 하늘에서 옥황상제님의 노기어린 목소리가 울려왔다.

   “여봐라 토끼야! 너는 거북이보다 느리게 움직이며 나와의 약조를 어겼으니 마땅히 거북이처럼 되는 것이 가할 것이다.”

  옥황상제님의 명이 떨어지자 토끼의 몸뚱이는 서서히 거북이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토끼는 달나라에서 절구를 찧는 것보다 아름다운 금강산에 사는 것이 훨씬 더 좋았다. 금강산의 절경에 심취하여 감탄하고 있던 토끼는 그 모습 그대로 돌로 굳어지고 말았다.

  세존봉 중턱에 꿇어앉은 거북이 몸집에 토끼 머리 모양을 한 바위가 바로 그 옛날 옥황상제님의 명을 어겨 처벌받은 토끼의 화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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