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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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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굿바이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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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잠실32 방면 교정 정경현


  저는 예전부터 게을렀습니다. 잠도 많아 수험생 시절 버스에서 자기 일쑤고 늦잠으로 지각할 때도 많았습니다. 수험생들은 수면시간이 보통 4~6시간인데, 저는 10시간씩 잤고 눈을 뜨면 점심때가 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나는 왜 잠도 이기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고 자괴감 속에 다시 결심하고 또 계획대로 되지 않는 하루를 반복하며 좌절해 가고 있었습니다.




  복습은 늘 미뤘고 시험에 틀린 것을 확인하고 다시 공부하는 것은 뒷전이고 쫓기는 마음에 늘 새로운 것을 공부하니 성적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인간관계도 사람을 만나기가 귀찮아서 친구를 피했습니다. 이런 저 자신이 괴롭고 힘들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책에서 답을 찾고자 자기계발서를 읽었는데, 그 어떤 책도 저에게 답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입도하고 선각은 저에게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것이 실행이라며 같이 수도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이걸 꼭 해야 하나? 지금? 하기 귀찮다’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그 근본이 저의 게으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게으름을 벗어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수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첫 수도생활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도장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작업하고 수호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참 쉽게 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 모든 것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달라져 가는 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회관 청소를 하러 갔습니다. 날씨가 추웠지만 ‘나는 수도한다’라는 생각으로 청소를 하니 적응이 되어서 할만했습니다. 제가 ‘좀 더 힘들어도 괜찮겠다’ 생각하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선각은 그 게으름을 없애기 위해 정성을 들여보라고 했고 저는 일찍 기상하는 것과 남들이 꺼리는 힘든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일찍 일어나 도우를 깨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깨우는 과정이 힘들었겠다는 것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먼저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니 개운하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꺼리는 힘든 일을 하려니 종일 몸을 바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어느 겨울날 저는 점퍼를 입고 베란다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춥기도 하고 바람까지 세게 불어서 얼른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선각에게 들었던 “몸이 힘들면 몸에 있던 척신이 달아나고 척은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교화가 생각났습니다. ‘더 힘들게 해야겠다’ 마음먹고 점퍼까지 벗고 청소를 했습니다. ‘추워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게으름 신아, 내 몸에 붙어 봐라. 어디 붙을 수 있나!’라며 청소에 집중했습니다. 계속하다 보니 ‘힘들다,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지고 개운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들었던 ‘미운 시어머니 죽이기’라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옛날에 시어머니가 너무 고약하게 굴어서 견딜 수가 없던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시어머니 음성이나 얼굴을 생각만 해도 속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어머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는 위기의식까지 들어 결국 며느리는 용한 무당을 찾아갔습니다.
  무당은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며느리는 인절미라고 대답했습니다. 무당은 앞으로 백일동안 하루도 빼놓지 말고 인절미를 새로 만들어서 드리면 백일 후 시어머니가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는 찹쌀을 씻고 쪄서 인절미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한 달… 시어머니는 그렇게 보기 싫던 며느리가 매일 몰랑몰랑한 인절미를 해다 바치자 며느리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달라져 야단도 덜 치게 되었습니다. 두 달이 넘어서자 시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하여 며느리 욕을 거두고 침이 마르게 칭찬하게 되었더랍니다.




  석 달이 다 되어 가면서 며느리는 칭찬하고 웃는 낯으로 대해주는 시어머니를 죽이려고 하는 자신이 무서워졌습니다. 며느리는 있는 돈을 모두 싸 들고 무당에게 달려가 “시어머니가 죽지 않을 방도만 알려 주면 있는 돈을 다 주겠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당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미운 시어머니는 벌써 죽었지?”



  진짜 죽여야 하는 것은 시어머니가 아니라 시어머니를 미워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게으름도 상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잠이 많다는 몸의 게으름만 생각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게으름 때문에 공부도 못 했고 인간관계도 피하기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과 마음의 게으름을 극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런 시도가 저를 게으름에서 많이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도를 닦기 이전에도 도를 닦는 초반에도, 많은 것들이 무의미하고 힘들고 하기 싫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사고의 근본이 게으름에서 비롯되고 합리화도 게으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성을 들이면서 제가 게으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을 때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는 제 마음의 게으름에서 벗어나서 뭐라도 시도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실천을 먼저 하게 됩니다.
  저의 좌절감과 괴로움에 대한 답을 수도의 과정으로 알려주신 상제님과 선각께 감사드리고 저 또한 성실한 수도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겁액의 근본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헤매고 있을 저와 같은 후각을 찾아서 그 사람을 잘되게 할 수 있는 선각이 되기 위해 오늘도 저는 상제님의 일꾼으로서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의 게으름 겁액에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굿바이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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