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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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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떡 찌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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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찌는 중입니다



금릉5-8 방면 교무 곽지영




  나는 감정에 자주 휘둘린다. 내 기준에 어긋나면 짜증이 올라오고, ‘왜 저러지?’ 하며 상대방을 향해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남이 나보다 더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면 뒤처질까 불안해 시샘과 질투가 났다. 이처럼 수시로 올라오는 감정에 사로잡히기 일쑤였고 이래서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상태가 좋을 때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열심이었다, 그게 무엇이든.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오고 마음에 어둠이 드리울 때면 연락을 끊고 잠수는 기본이요, 내 부정적인 모습 때문에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했을 것이다.
  지금은 이런 부분들이 바뀌었냐?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예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성장보다는 자꾸 멈칫하며 제자리를 빙빙 돌았다. 끊임없는 감정과 그로 인한 생각으로 정성을 들이다 말고 주춤하기를 반복했다. 특히 나를 가장 어둡고 힘들게 만들었던 감정은 비교와 사랑이다.
  비교는 나를 끊임없이 갉아먹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나에겐 곧 괴로움으로 느껴졌으니까. 우리의 일은 남을 잘되게 하는 공부라고 하셨는데 그런 공부를 한다는 사람이 정작 남이 잘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속이 뒤틀렸다. 그 감정은 내가 남보다 더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번지고, 수도하는 사람인데 상극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자괴감으로 이어졌다. 선각분은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전경』 구절을 써보라고 하셨다.
  사실 내가 펜을 쥐고 『전경』을 쓰기 시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쓸 시간이 없다는 핑계부터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았다. 도장에 수호를 들어와서 행록 1장 1절부터 시작했다. 한자 구절이 많지도 않은데 한글을 적다 한자를 적으려니 어려워 얼마 쓰지 못해 멈추고 그만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마음을 꾹 참고 이어서 한자를 적어갔다. 한번 적고 나니 망설임과 쓰기 싫은 마음이 말끔히 사라져 막힘없이 술술 써 내려갔다. 중간에 끊겼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며, 1년이 넘는 시간에 겨우 행록을 다 적었다. 꾸준히 쓰지도 못했지만 정갈한 글씨체로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썼다. 그렇게 쓰인 한글과 한자, 늘어가는 구절들은 내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끝까지 적어 완성해보리라 나는 다짐했다.  나는 이성에게 쉽게 반하는 편이라 외수가 함께 있는 공간에서 혼자 들뜨거나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이성을 향한 마음이 올라올 때면 무작정 『대순진리회요람』과 『포덕교화기본원리』를 읽었다.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 감정을 바꾸고 참아야 하는 걸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원이 맺히는 원리를 조금씩 이해해가고, 늘 나를 불안정하게 하는 마음과 감정을 사강령을 읽으며 내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이론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화장실 청소를 하면 기운이 맑아진다기에 수호 들어올 때마다 지원했다. 비위가 약해서 많이 꺼려지는 작업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고, 내 겁액을 극복하고 싶어서 ‘꼭 지원해야지’라고 마음먹었다. 작업이나 수호 시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을 고려해 필요한 부분만 청소하기도 하고, 가끔은 피곤하고 지쳐서 비위가 상한다는 이유로 마지못해서 할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청소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정성은 이렇게나 틈과 쉼이 많은데 겁액이 풀린다고?’ 문득 도주님께서 추운 겨울날, 무더운 여름날 온갖 고초를 겪으시며 공부하신 그 은혜와 덕화 덕분에 나의 부족한 정성으로도 겁액이 풀리고 해원상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위 상제님께서 우리를 위해 열어주신 해원의 길을 잊지 않고 틈과 쉼이 없이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꾸준하게 묵묵하게’ 선각분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씀이다. 나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으면 잘하고 있는지 조바심이 나서 불안하고 답답하다. 여전히 수많은 감정이 하루에도 여러 번 올라온다. 남과 비교하며 올라오는 상극적인 마음과 이성을 향한 감정은 나를 완전히 통제해 버려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고, 너무 힘들어서 언제 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가 싶었다. 수도하는 과정을 떡 찌는 것에 비유하시며 떡을 찔 때 익었는지 확인하려고 뚜껑을 자꾸 열다 보면 떡이 잘 익지 않는다고 하셨다. 떡은 자고로 뜨끈한 증기로 푹 쪄야 하니 말이다. 확인해보려고 성급하게 마음을 먹기보다 좀 더디더라도 꾸준하게 정성 들이며 나아가 보려 한다.




  그래서 요즘 감정 속에 빠져있거나 나태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각께 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는 쏙 뺀 채 지내다 보니 나는 몸과 마음이 항상 무거운 상태였다. 말을 꺼내려 하면 눈물이 먼저 쏟아져서 말하기가 어렵고, 상극적인 감정을 이해받지 못할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것을 뛰어넘어 나를 투명하게 드러내 바꿔 가려 한다. 수도하다 보면 참으로 하기 싫고 부담스러운 순간들과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내가 변화하고 해원상생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 그러한 성장통을 겪으며 나아갈 것이다. 아직도 난 이런저런 것들을 실천하고 또 멈칫하고 다시 하기를 반복하면서 정성 들여나가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만의 떡을 찌는 중이다. 언젠가 변화된 나로 이 글을 다시 읽으며 수도의 과정을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성을 들이면서 미흡하고 부족한 점이 많다. 오랜 시간 꾸준하게 하지도 않았고, 아직 극복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없어서 당당하게 ‘나 이렇게 바뀌었어요!’라는 글은 아니지만, 내 겁액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수도의 과정을 걸어가고 있으니 수도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떡이 푸욱 익을 수 있도록 마음의 증기가 식지 않게끔 더욱더 열심히 해야지. 오늘도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꾸준하게! 묵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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