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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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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도담 : 불통의 원인: 인식의 편견(偏見)

불통의 원인: 인식의 편견(偏見)



교무부 백기호


  주변에서 자기 의사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뒤늦게 알고 당황해하는 사람을 본다. 자기는 나름대로 상대에게 충분히 설명했기에 그 불통의 원인은 자기 말을 경청하지 않은 상대방의 무성의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 사람이 자신은 아는 내용이라 상대가 쉽게 이해하리란 생각에 배려 없이 자신의 의견만 피력하여 의사 전달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데 있다. 나는 어린 시절 이와 유사한 일을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경험했다.


  어머니는 음식을 준비하시다가 나에게 필요한 재료 심부름을 시키셨다. 어머니는 “○○, 가져와라”라고 하셔서, 나는 짐작 가는 곳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아 위치를 물으니, 어머니는 “거기, 거기에 있잖아”라며 말씀하셨다. 나는 더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 없어서, “거기가 어딘데요”라며 되물었다. 어머니는 직접 재료를 찾아서는 “봐, 여기 있는데도 그렇게 못 찾니”라며 한마디 하셨다. 이후 이런 상황을 몇 번 더 겪다 보니 어머니께서 “거기에 …”라는 말씀만 하시면, 나는 반사적으로 “도대체 거기가 어디냐고요”라며 퉁명스럽게 되묻게 되었다.




  어머니가 좀 더 친절하게 말씀해주셨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당신께서 알고 계시기에 자식도 당연히 알 것이란 생각에 그러셨을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기에 상대도 알 것으로 생각한 데서 인식의 편견(偏見)이 생겨날 수 있는데. 이를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라 한다. 이는 사람이 더 많고 다양한 지식을 쌓거나 정보를 소유하게 될수록,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의 저주’라고도 한다.
  이 용어는 1989년 콜린 캐머러(Colin Camerer) 등 3인의 경제학자가 발행하는 정치경제 저널에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1990년 엘리자베스 뉴턴(Elizabeth Newton)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지식의 저주’를 잘 보여준 ‘노래 맞히기 실험’을 통해 심리학 박사학위01를 받았는데, 그 실험은 다음과 같다.


  그녀는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을 2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엔 미국인 대다수에게 익숙한 120곡의 노래를 리듬에 맞춰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게 하였고, 다른 그룹엔 그 두드리는 소리만 듣고 노래의 제목을 맞히도록 하였다.


  실험 전, 설문조사에서 두드리는 그룹은 누구나 아는 노래라서 듣는 그룹이 리듬만 들어도 노래를 맞출 확률이 50%는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120곡의 노래 중 3곡만을 맞추었다. 즉 2.5% 정답이 나왔다. 두드리는 그룹의 처지에선 너무도 쉬운 것을 맞추지 못해 당황스러웠겠지만, 듣는 그룹엔 너무도 어려웠던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의 인식 차이만큼이나 지식의 저주는 존재한다.
  이 같은 인식의 편견, 즉 지식의 저주는 도인 상호 간에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편견에서 벗어나 상대에게 최소한 나의 의중이라도 전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을 역지사지하여 가능한 한 눈높이에 맞춰 전달 내용을 구체적이고 쉽게 풀어서 말해줘야 한다.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어도 정도 차는 있겠지만, 소통을 방해하는 이해 못 했거나 의문 나는 내용, 궁금한 내용 등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이를 해결해줄 대안을 다음과 같은 도전님 말씀에서 찾아보자.


우리는 서로가 가르치고 또 배우는 과정이니 아래 도인들은 임원에게 무엇이든지 물을 수 있고 임원들은 아래 도인들이 물어 올 때에 무엇이든지 받아들여 이해가 될 때까지 충분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사이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상제님의 일을 하는 사람의 기본자세인 것입니다.
(《대순회보》 11호, “체계를 확립하고 융화 단결하라.”)


  도전님 말씀은 임원과 수반 사이만이 아니라 모든 도인 사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일단 다른 도인이 의문이나 궁금증 등을 해결하고자 계속 질문한다면 번거롭거나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이해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부족함이 없도록 자상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남 잘되는 공부를 하는 상제님 도인의 기본자세이다. 계속 주고받는 질의응답을 통해 소통을 방해하던 내용들이 한 꺼풀씩 벗겨짐에 따라 온전한 소통이 이뤄져 갈 것이다.
  도인들은 천하 창생을 살리고자 하시는 상제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상제님의 뜻을 온전히 받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인 간에 화합이 되어야 한다. 화합은 막힘없는 소통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그러므로 도인들은 소통을 이룰 수 있도록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여 눈높이에 맞게, 그리고 무슨 질문이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말해주는 것을 생활화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도인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라 할 수 있겠다.






01 L.Newton, “Overconfidence in the communication of interest: heard and Unheard Melodies”, Ph.D. diss., Stanford University,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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