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52년(2022) 4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전경 성구 전경 속 이야기 특별 기획 울타리 대순광장 지방 회관 소개 도서관 소식 나누고 싶은 이야기 내가 읽은 책 알립니다

특별 기획 : 서평: 영문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

서평: 영문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



아일린 바커 / 영국 런던정경대학 명예교수




  이글은 런던정경대학의 아일린 바커 교수가 대순사상학술원에서 발행한 영문 학술지인 『대순사상과 동아시아 종교(JDTREA)』 제1집에 투고한 원고로 대순진리회의 경전인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의 영어 번역본에 대한 서평(書評)이다. 이 내용은 사회학자이자 신종교 연구자인 바커 교수의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종단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둔다.

  현재 가장 큰 한국 자생 신종교 중 하나는 대순진리회이다. 이 종단은 강증산(1871-1909, 휘는 일순, 호는 증산, 신격은 구천상제)의 가르침과 실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강증산의 삶과 업적에 대한 기록은 한국 내에서 신종교가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그 기록 중 극히 일부만 영어로 번역되어 있다. 다른 신종교들과는 달리 대순진리회는 해외 포덕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번역물이나 영어 문헌을 출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영어 경전은 새로운 독자들이 대순진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제의 화천 후 몇몇 종도가 상제의 가르침을 각각의 관점에서 강조하였고, 그들의 종교활동을 기반으로 설립된 종교 단체 100여 개가 20세기에 출현하고 발전하였다.(현재는 많은 단체가 사라지고 소수만 남아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교단은 조정산(1895-1958)의 지도 아래 설립 전개되었다. 조정산은 비록 강증산 상제의 친자 종도는 아니지만, 1917년 상제로부터 종통을 계승하라는 계시를 받았고, 대순진리회에서는 도주(道主)로 추앙하고 있다. 그는 만주에서 항일운동을 하던 중 상제의 공사를 이어나가기 위해 식민지 조선으로 돌아왔고 1925년 무극도를 창도하였다. 세계 2차대전 중 일본은 일본 신도(state Shinto)와 양립할 수 없었던 종교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였다. 하지만 도주 조정산은 종교활동을 계속하였고, 해방 후인 1950년에는 종단의 명칭을 태극도로 변경하였다.
  조정산 도주는 수도의 법방을 정립하고 구현했으며, 의식(ritual) 행사를 구체화하고 행동지침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종단의 행정체계를 재조직하였다. 그는 화천 전 종단 운영을 박우당 도전(1917-1995)에게 맡겼다. 1969년 내부의 문제에 직면하여 도전은 조직을 일신하고자 종단 대순진리회를 창설하였고 그의 화천 이후 종단은 중앙종의회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 영문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



  대순진리회 영문 『전경』은 654쪽으로 되어 있으며 여러 개의 목차로 나누어져 있다. 「행록」 다섯 편은 연대순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상제의 상서로운 탄강과 천재적인 어린 시절의 일화부터 시작하여 화천을 예시하고 행한 의례에 대한 묘사로 마무리된다.(영문 『전경』에서 상제는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대문자로 표기되었다.)
  「행록」은 상제의 일상적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행록」에 나타난 모든 사례에서 우리는 상제의 언행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났으며 이를 누가 목도하였는지 알 수 있다. 예수의 삶을 기록한 사복음서(Four Gospels)와 유사한 점이 많은데, 비유를 통한 가르침이나 치유 행적, 물로 포도주를 만든 기적 등의 사례와 비교할 수 있다.
  우리는 상제가 탄강한 날 산실이 빛으로 가득 찼다는 것을 다음 구절을 통해 알게 된다. “유달리 밝아지는 산실(産室)에 하늘로부터 두 선녀가 내려와서 아기 상제를 모시니 방안은 이상한 향기로 가득 차고 밝은 기운이 온 집을 둘러싸고 하늘에 뻗쳐 있었도다.”
  또한, 우리는 상제의 어린 시절을 “성품이 원만하시고 관후하시며 남달리 총명하셨으며”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으며, 상제가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유불선, 동양의 철학, 의례, 예언 등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인심과 속정을 살피고자” 3년간 천하를 주유하고, 수년간 여러 종도의 집에 기거하며 공사를 보았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상제는 천하를 주유하던 중 한국 신종교에 중요한 영향을 준 정역의 창시자 김일부를 만났다. 당시 김일부는 음양오행사상에 기반한 영가무도를 가르치고 확산시키고 있었다.
  상제는 주유를 마치고 돌아와 천지공사를 행하였다. 당시 그의 가르침, 치유, 이적에 관한 이야기들은 널리 알려졌다. 특히 극적인 날씨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은 인상적이다. 상서로운 일을 알리고, 이웃의 목숨을 구하고, 가뭄 등의 자연재해를 없애고, 결혼식 선물로 좋은 날을 선물하는 것 등이었다. 때로 그 능력은 자신을 비에 젖지 않게 하거나 뜨거운 태양 볕을 가리게 하는 일로도 드러났다. 상제는 사람들을 꾸짖기도 하고 칭찬도 하면서 언제나 가르침을 주었다. 하지만 상제의 삶이 늘 수월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상제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친척이나 이웃 등의 언어폭력이나 공권력에 의한 감금, 고문 등과 같은 물리적 폭력을 겪은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제는 이런 시련을 그의 가르침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설명하는 데 사용하였다.    
  영문 『전경』 전반에서 우리는 상제가(또는 상제에 의해 누군가가)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그것을 태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종이뿐만 아니라 어음, 책, 그리고 부자에게 만들게 한 새 옷 등 여러 종류의 것들이 태워지기도 한다.
  「공사」(Reordering Works)는 세 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상제가 과거(선천)의 병폐를 극복하고 전통적인 동아시아 우주관인 삼계를 개벽하여 후천의 미래 세상에서 지상의 낙원을 세우기 위한 의례와 실천을 상세하게 묘사한다. 중요한 점은 모두가 혜택을 입게 되는 상생의 원리이다. 상생을 위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 신과 인간 둘 다 모든 원을 우선 해소해야만 한다. 특히 부모에 대한 효행뿐만 아니라 가난한 자와 여성을 위한 존중도 필수적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적, 법적 개혁이 실행 선포되고 예시되었다. 예를 들면, 청상과부에게 고립된 채 늙어가도록 수절을 강요하는 대신 재혼을 허락하고, 적서와 반상의 차별이 사라지리라는 것 등이다.
  「교운」은 두 개의 장으로 되어 있으며, 태초부터 존재해 온 모든 신성, 불, 보살이 삼계의 무질서를 바로잡아달라고 상제에게 청원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상제가 말하는 무질서는 부분적으로는 이탈리아 예수회 신부(Jesuit priest)인 마테오 리치로부터 기인한다. 그는 동양으로 가서 지상낙원을 세우려 했으나 유교의 폐해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마테오 리치는 하늘과 땅의 경계를 열어 신명들이 자유롭게 오가게 하였다. 그러나 서양문명이 신들의 권위를 무시한 결과 하늘의 도와 인간의 도가 훼손되었고 삼계는 무질서에 빠지게 되었다.    
  상제는 그들의 청원을 들어주며 직면한 대재앙으로부터 삼계를 구하는 대순을 하기 위해 강세하기로 하였다. 이는 마치 왕이 통치의 일환 또는 정의를 펼치는 행위로써 자신의 왕국을 순회하는 일과 유사하다. 삼계를 주유하던 상제는 마침내 한국에 이르러 30년간 금산사 미륵 금불상에 영적으로 머물다가 1871년 인간의 몸으로 강세하였다. 상제의 현묘한 예시는 오주(Five Incantations)와 25쪽에 이르는 불가사의한 「현무경」에 나타난다. 「현무경」은 상제가 화천하기 바로 전에 쓴 것인데, 반복적으로 외우는 주문(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을 포함하고 있다. 종도들은 상제의 가르침을 만 명에게 전하라는 지침을 받았다.
  「교운」 2장은 도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전경』에 의하면 도주는 “그 음성이 웅장하고 안광이 부시어 범의 눈초리와 같고 목은 학의 목과 같고 등은 거북의 등과 같고 이마가 해나 달과 같이 빛이 나서 관상을 남달리” 하였다. 어느 날 도주가 공부를 행하고 있을 때 “신인이 나타나” 그에게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 지기금지 원위대강”의 주문을 주며 말하기를 “이것을 외우면 구세 제민하리라”라고 한 후 사라졌다.
  도주는 매일 밤낮으로 정중하게 그 주문을 외웠고 귀국하여 상제를 찾으라는 계시를 받았다. 그다음 구절들에서는 도주가 어떻게 그의 삶을 상제의 발자국을 좇는 데 헌신하였는지 설명하고 「각도문」 등을 소개한다. 이후 구절에서는 많은 주문과 함께 종도들이 따라야 할 복잡한 의례 체계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교법」은 개인의 도덕과 사회적 문제와 관계되는 상제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 대한 가르침이지만 특히 가난한 자와 병들고 어리석은 자들을 위해 개선하고 실천해야 할 문제들을 강조한다.
  「교법」 다음은 「권지」로, 상제의 권능과 지혜를 다루고 있는데, 상제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이해하지 않거나 따르지 않아 생기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제생」은 상제가 행한 치유에 대한 기록이다. 상제는 약초를 사용하거나 흐트러진 사람의 기를 알맞게 하는 등 전통 의학을 통해 병을 치유하였다. 또 어느 때는 상제의 권능으로 병을 치유하였는데 그 결과는 기적처럼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적 요소와 인간의 심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예시」는 앞에서 언급한 내용의 상당 부분을 반복하거나 보다 체계적이고 신학적인(theological)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영문 『전경』의 「예시」 다음에는 돈 베이커 교수가 기고한 6쪽의 서평이 실려있다. 나는 대순진리회나 동아시아 철학에 생소한 독자에게 영문 『전경』을 읽기 전 이 서평을 먼저 읽을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는 영문 『전경』이 읽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번역은 유쾌하고 명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커가 지적하듯이 동아시아 철학 전통의 일부 기본적인 논리는 서양사상을 형성해왔던 것들과는 매우 다르다. 짧은 서평이지만 베이커 교수는 영문 『전경』뿐만 아니라 나머지 두 개 경전(『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에 대해서도 훌륭한 기초를 제공한다.
  마지막 부분에는 영문 『전경』의 거의 절반의 부피를 차지하는 「전경용어사전」이 실려있다. 이것은 정말로 매혹적인 부분이다. 단순한 부록이나 용어사전을 넘어 백과사전과 비슷하다. 알파벳 순으로 되어 있어 순서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메인 텍스트의 추가적인 배경 설명을 원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다. 이것은 공식적인 『전경』의 틀을 뛰어넘어 역사, 정치, 문화, 농경, 신성한 산과 강, 제례복, 악기, 약초, 고대 군주, 유교, 불교, 도교, 무속신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대해 독자들이 몰입하고 섭렵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우보에 대한 설명은 독자 스스로가 이를 훈련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다.
  영문 『전경』과 함께 경전 한 질에 포함되어 있는 152쪽의 『대순지침』은 대순진리회 수도인들을 위한 기초적인 지침으로, 박우당 도전의 훈시 모음집이다. 『대순지침』은 신앙체계의 정립, 수도공부, 조직기구, 처사의 모본, 종단의 사업 등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장은 다시 4개의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소제목이 달린 단문으로 기술되어 있다. 종종 한 문장의 단문도 많다. 이것은 사실상 내부용 지침으로 수도인이 자신의 길을 올바르고 신중하게 따를 수 있게 격려하고 있다.
  이보다 조금 짧은 58쪽의 경전인 『대순진리회요람』은 종단이 생소한 사람들에게 종단의 역사, 교리, 윤리, 조직체계와 구호자선, 교육, 사회복지 사업에 관한 유용한 개요를 제공한다. 더불어 대순진리회의 다섯 개 도장과 종단의 여러 사업을 소개하는 22개의 컬러사진이 삽입되어 있다. 이 삽화들은 대형 병원, 서울과 지방에 있는 대진고등학교, 한국과 중국에 있는 대진대학교 캠퍼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세 권의 영어 경전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생 신종교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이 경전들은 대순진리회의 교리와 신앙체계 및 활동에 대해 알고자 하고, 더 나아가 세계화 시대에 다양한 인간 인식과 활동 양식을 비교하고자 하는 종교학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료이다. 이 경전들은 독자를 매혹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이면 어디든 비치해야 할 문헌이다.




아이린 V. 바커 (Eileen V. Barker) 교수 약력


  아이린 바커 교수는 1938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출생했으며, 현재 런던정경대학(LSE)의 명예 교수이다. 그녀는 ‘종교운동정보 네트워크 포커스(INFORM)’의 창립자이자 의장이며, 컬트(cult)와 신종교 운동에 대한 연구와 저술을 주로 하였다. 1970년대 런던정경대학(LSE)의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아르메니아 디아스포라의 문화적 정체성 보존에 관한 연구에 참여하였고, 같은 해 캔터베리 대주교와 영국 내무부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종교운동정보 네트워크 포커스(INFORM)’를 설립했다. INFORM은 미디어에서 유포되는 부정확하고 왜곡된 신종교 관련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심층 연구를 기반으로 신종교의 성격, 정책 및 기원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그녀는 영국학술원 특별회원(FBA)이며, 2000년에는 대영제국훈장(OBE)을 받았고, ‘미국 종교 아카데미’로부터 종교에 대해 대중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기여한 공로로 마틴 마티(Martin E. Marty)상을 수상하였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