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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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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 광장 : 상제님의 사람

상제님의 사람



교무부 이은희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상제님의 덕화에 힘입어 생겨나고 이루어진다. 상제님께서 보시기에 길가의 풀 한 포기, 개미 한 마리까지 소중하고 사랑스럽지 않은 존재가 없을 것이다. 우리 인간도 상제님의 덕화로 태어나 살고 있다. 거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 인간이 무수한 사물 중 하나에 불과해 보이지만 불교의 『잡아함경(雜阿含經)』01에서는 큰 바다에 사는 눈먼 거북이 백 년에 한 번 숨 쉬려고 떠오르는데, 바다 위에서 바람따라 떠도는 구멍 뚫린 판자에 우연히 목을 넣는 것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보다 오히려 빠르다고 말한다.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려움은 『전경』에서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교법 2장 36절)는 성구에도 나타난다. 더욱이 ‘사람이 없으면 천지도 없다’라고 할 정도로 천지에게 인간은 매우 귀중하다고 강조된다.02
  이렇게 모든 사람은 상제님의 특별한 덕화로 존재하므로 모두 상제님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제님께서는 특히 ‘내 사람’이라는 표현을 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부귀한 자는 자만 자족하여 그 명리를 돋우기에 마음을 쏟아 딴 생각을 머금지 아니하나니 어느 겨를에 나에게 생각이 미치리오. 오직 빈궁한 자라야 제 신세를 제가 생각하여 도성 덕립을 하루 속히 기다리며 운수가 조아들 때마다 나를 생각하리니 그들이 내 사람이니라.”(교법 2장 8절)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 뽐내고 만족하여 명예와 이익을 더 높이는 데 마음을 쏟기 때문에 상제님을 생각할 틈이 없다. 다만 가난해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자기 처지를 생각하여 도성 덕립을 기다리며 운수가 조아들 때마다 상제님을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상제님의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제님의 종도 중에는 부귀한 사람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백남신이다. 그는 당시 전주의 큰 부자로 무과에도 급제하여 여러 관직을 역임한 부귀한 자이지만 상제님을 알아보고 상제님께 거액의 증서를 올려 천지공사에 참여한 후 종도가 되었다.03 상제님께서는 상제님을 알아보고 굳이 따르겠다는 지혜로운 부자는 허락하신다고 하셨다.04 이처럼 부귀한 사람도 자만자족하지 않고 상제님을 생각한다면 상제님의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면 빈궁한 자라도 돈 버는데 골몰하거나 세상을 원망하며 신세타령만 하느라 상제님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면 상제님의 사람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경우까지 모두 포함하려면 위 성구는 부귀하든 빈궁하든지 간에 ‘어떤 상황에서도 상제님을 생각하는 사람이 상제님의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그럼 상제님을 생각하는 사람이란 무슨 의미일까? 먼저 생각의 의미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생각하다’라는 것은 헤아리고 판단하다, 머릿속에 떠올리다, 기억하다, 의견이나 느낌을 가지다, 성의를 보이거나 정성을 기울이다 등의 뜻을 지닌다. 이처럼 생각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보통의 경우와 다르게 단어 해석만 가지고는 그 뜻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다음 성구를 보면 그 뜻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너희들이 믿음을 나에게 주어야 나의 믿음을 받으리라.”(교법 1장 5절) 믿음은 ‘의심 없는 굳은 신념(信念)’으로, 한마음을 정한 바에는 어떤 경우에도 변함없이 정성하고 또 정성하여 기대한 바 목적에 도달케 하는 것이다.05 신념은 변하지 않는 굳은 생각이므로 상제님께 믿음을 드린다는 것은 상제님을 향한 의심 없는 굳은 생각을 지키며 변함없이 정성을 들여 목적에 도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제님께 믿음을 드리지 못한 사람이 상제님의 사람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농부가 땅을 믿지 못하고 가을이 온다는 것을 의심한다면 땅에 씨를 뿌리지 않기 때문에 가을에 거둘 것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상제님을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상제님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변치 않고 상제님께 성의를 보이고 상제님의 일에 정성을 기울여 믿음을 드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상제님께 믿음을 드리는 방법은 상제님의 일에 참여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상제님께서는 인생으로써 천지가 사람을 쓰려고 하는 때에 참여치 않는다면 어찌 가히 인생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교훈하셨다. 06 사람은 지금껏 무한한 천지의 은혜를 입으며 살아왔지만 이제 은혜를 갚을 수 있는 시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이유로 천지가 사람을 쓰려고 하는 때에 참여하는 것이 천지에 보은하여 사람된 도리를 다하는 방법이며 참다운 인생이라 말할 수 있다.
  천지의 일에 참여하는 사람은 상제님의 천지공사의 ‘일꾼’이라고 부를 수 있다. 상제님의 일꾼은 구원을 받아 후천에 살아남는 창생과는 다르다. 상제님의 일꾼은 상제님의 공사를 받들고, 상제님을 믿으면 살 길이 열린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남이 모르는 공부로 의통(醫統)을 하여 병겁이 온 세상을 뒤덮어 세상에 참상을 입히지만 구해낼 방책이 없을 때 창생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이다.07 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며 중생을 가르치는 일을 할 사람이다.08
  상제님께서는 “장차 어디로 가리니 내가 없다고 핑계하여 잘 믿지 않는 자는 내가 다 잊으리라. … 내가 가서 일을 행하고 돌아오리니 그때까지 믿고 기다리라.”(행록 5장 19절)고 이르셨다. 이처럼 상제님의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상제님을 생각하고 변함없이 믿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이러한 믿음을 주는 사람을 빠짐없이 찾아 도통 배에 올라타게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상제님의 사람이 되는 일은 상제님께서 베풀어주신 무량한 덕화에 조금이라도 보은하고 우리의 인생을 뜻깊고 빛나게 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우리 수도인 모두는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상제님의 사람으로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03 「아함경」은 초기 불교 시대의 경전들을 통칭하는 말이며, 여기에는 석가모니가 실제 설법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르침이 가장 많다. 잡아함경은 이 중에서 문장의 길이가 짧은 경전들을 모은 것이다.
02 “然無人無天地 故天地生人 用人”, 교법 3장 47절.
03 박정욱, 「전경 속 인물: 전주 거부 백남신」, 《대순회보》 154호, pp.46-55 참고.
04 행록 4장 48절.
05 『대순지침』, p.54; 『대순진리회요람』, p.17 참고.
06 “以人生 不參於天地用人之時 何可曰人生乎”, 교법 3장 47절.
07 예시 43절 참고; 공사 1장 36절 참고.
08 예시 82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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