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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1년(2021)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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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종단 경전 번역의 반환점에서

종단 경전 번역의 반환점에서

-영문 경전 출판을 기념하며-



대순종교문화연구소




1. 종단 경전의 번역에 대해서
 
  신축년을 맞이하면서 지나간 2020년을 회고해 보면 여러 가지 기억나는 일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 우리 종단이 세계화하는 데에도 하나의 진전이 있었던 일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종단의 경전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발간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순종교문화연구소에서는 이번 회보를 통해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이 2020년 12월 4일 ‘The Canonical Scripture’, ‘The Guiding Compass of Daesoon’, ‘Essentials of Daesoon Jinrihoe’라는 제목으로 각각 출판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돌이켜 보면, 종단에서 경전의 외국어 번역을 계획한 것은 1986년 아시안 게임이 서울에서 열리던 해였습니다. 당시 《대순회보》에는 외국인을 포덕하기 위해 교무부가 경전의 번역을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그해 도전님께서는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01을 명하셨는데, 이를 본다면 『전경』의 번역은 도전님께서 저희 수도인들에게 내리신 사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전 번역은 그 후 1989년과 1990년 외부 학자들의 참여로 일본어 요람 발간과 전경에 대한 영문 1차 번역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도전님께서 화천하신 후 그 깊은 뜻을 마음에 새기지 못한 우리들이 그 뜻을 잇지 못해 어느덧 머나먼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도전님께서 계획하신 것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일이었기에 2007년 경전 번역 사업은 다시 추진되었습니다. 때에도 그때가 있고 사람에도 그 사람이 있다는 상제님의 말씀처럼, 도전님께서 펼쳐 놓으신 인연이 신비하게 열매를 맺으면서 각국 학자들에 의한 경전 번역은 급물살을 탔고, 그 결과 2010년에는 중국어 간체자 판이 한국에서, 2012년에는 중국어 번체자 판이 대만에서, 2016년에는 일본어판이 도쿄에서, 2017년에는 중국어 간체자 2판과 일본어 2판이 베이징과 서울에서, 2020년 3월 중국어 번체자 2판이 타이베이에서 간행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2월에는 영문판이 한국에서 간행됨으로써 마침내 3개 언어, 7개 판의 외국어 경전 번역 출판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2007년 종교문화연구소가 여주본부도장에 설치되면서 외국 학자들이 종단 경전을 외국어로 번역하기 시작했을 때, 경전의 번역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번역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의문에서일 것입니다. 번역된 양위 상제님의 말씀, 즉 외국어로 된 상제님의 말씀을 진짜로 상제님의 말씀으로 볼 수 있는가? 말씀의 참된 뜻이 왜곡될 수 있지 않은가? 대순진리는 한국어로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언어가 통일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옳지 않은가? 등등입니다. 이 모든 의심과 우려는 우리 진리를 담은 경전이 부정확하고 불완전하게 번역될 수 있음을 걱정하는 마음이기에 참으로 감사한 것입니다.
  하지만 온전한 번역이란 원래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는 극히 당연한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우려는 지나친 걱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언어가 지니는 문화적 특수성에 의해 발생하는 원문과 번역문의 차이는 현실 세계에서는 완벽히 극복되기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그 뜻과 용법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단어는 좀처럼 없으며, 이 문화에 있는 단어가 저 문화에는 없기도 합니다. 문법과 관용어 그리고 존대와 겸양, 의성, 의태 등의 영역으로 가면 헤아릴 수 없는 문화적·구조적 차이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번역이란 가장 가까운 근사치를 찾아가는, 정답 없는 풀이 과정에 비유될 수 있을 뿐입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번역의 불완전함은 특히 종교 경전에서 두드러집니다. 종교학자들의 경전 번역에 관한 연구는 이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 완전한 번역은 불가능하다. 그대로 베껴 적지 않는 한, 우리는 원전을 온전히 그대로 옮겨놓을 수 없다. 원전을 우리의 언어로 해석한다는 것은 우리의 문화적 산물이 해석의 행위에 개입을 한다는 것이다.02
◆ 경전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면,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성격으로 인해 경전 안에 새로운 내용이 담기게 된다. 성서는 로마시대에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로마문화가 유입되었다. 불경도 마찬가지다. 한자로 번역되면서 중국의 문화가 담겼다.03
◆ 쿠란의 경우, 쿠란의 저자는 알라이며, 무슬림들은 알라의 의도대로 쿠란을 읽도록 기대된다. 따라서 쿠란은 영어로 번역될 수 없다. 1383년 존 위클리는 라틴어로만 되어있었던 성서를 감히 영어로 번역했다는 이유로 처형되었다.04


  결국, 경전의 번역이란 처음부터 정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행위이므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전의 번역은 종종 거부되었으며, 심한 경우 번역을 담당한 사람이 처형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번역된 경전이 원래의 경전과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잘 보여줍니다. 따라서 번역된 경전은 경전으로서의 지위를 더이상 지니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인 것입니다. 번역된 경전이 원래의 경전과 동등한 지위를 지니는 종교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례적이고 특이한 경우일 뿐입니다. 정치적 패권 이동이라는 전혀 종교적이지 않은 역사적 과정이 그 하나의 배경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그런 경우는 세속적 힘과 권력을 신성성과 연관 지은 비합리적인 믿음이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경전의 번역이 지닌 한계가 분명함에도 도전님 재세 시 우리 종단은 포덕천하라는 목적을 위해 경전의 번역을 계획하였습니다. 이는 외국인을 포덕하기 위해서는 경전의 번역이 필요함을 말해줍니다. 즉 대순진리를 외국어로 세계에 알려 상제님의 덕화를 선양하는 일이 포덕천하의 기초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종단 경전의 번역은 대순진리 이해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을 위한 대순진리 입문서, 또는 해설서를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전 번역은 입문서나 해설서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전 번역을 마치 외국어로 된 ‘경전 만들기’로 생각하는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시도되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진리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교화와 해설서가 존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번역된 경전은 진리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외국어 입문서이자 해설서로 보아야 마땅합니다. 번역된 경전이 한국의 소리와 문화를 담은 한국어 경전과는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번역 경전에 원래의 한국어 경전에는 없는 각주와 그림, 사전을 추가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경전의 편찬과 발간을 책임지는 교무부가 아니라 대순사상 해설서를 주로 간행해 온 대순종교문화연구소에서 번역을 주관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번역된 경전의 위상이 원래의 경전과 동등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번역을 대충 쉽게 할 수는 없습니다. 번역된 경전이 도전님의 훈시와 지침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번역은 수많은 회의를 통해 여러 차례의 정교한 검토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실제 모든 번역은 최소 3년에서 최대 8년의 기간 동안 수많은 회의를 통한 검토와 교정을 거쳐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번역이 더 손댈 곳 없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교화가 존재하듯, 또 다른 해설도 가능하기에 다른 번역 역시 가능할 것입니다. 대순종교문화연구소에서는 번역된 영문·중문·일문 경전에 대한 여러 건설적인 비평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한 비평은 외국인들이 친근하고 깊이 있게 대순진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해설을 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행된 영문 경전의 번역 과정을 아래에 소개하는 것 역시 더 발전된 번역 방식에 관한 건설적인 의견을 듣고자 하는 의도 때문입니다.


▲ 도전님 재세시인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대순종교문화연구소에서 이루어진  『전경』  영문 번역 초고


 
2. 경전의 영문 번역 과정


  종단 경전의 중문과 일문 번역은 2007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영문 번역은 대순종교문화연구소에서 영어권 독자를 위한 대순진리 소개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2008년부터 다른 번역과 병행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영문 종단 소개서 안에 대순진리의 핵심적인 개념과 용어를 통일성 있는 영어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경전을 일부 영문으로 번역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작업은 수도 생활을 위해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영구 귀국한 재미교포 출신의 한 연구원이 2014년 종교문화연구소에 합류하면서 더욱 본격화되었습니다.
  그 이후 1년간 50여 차례의 회의를 통해 경전 번역은 시작되었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1차 번역된 경전을 서구 영어권 전문가들에게 먼저 보여 평가를 받아보았습니다. 그들의 의견은 중문·일문 번역 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들은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한자 문화권의 번역 때와는 달리, 영문 번역은 상당히 이질적인 동서양 문화를 교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하기에 영문 번역이 최상의 결과물을 내고 출판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종단의 역사와 교리는 물론이요, 한국의 문화와 역사 등에 대한 지식까지 포함해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며, 그 결과를 가지고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의 원어민까지 더 참여하여 종단과의 협업 속에서 교정·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내어놓았습니다.
  이러한 조언에 따라 1차 번역에 대해서 2015∼2016년에 걸쳐 200여 회 이상의 추가 회의를 통해 연구소 자체의 검토와 교정을 두 차례 실시했습니다. 주로 경전의 교리적·문화적·역사적·사상적 맥락 등이 영문 번역에 충실히 반영되었는지가 그 작업 대상이었습니다. 1차 번역과 두 차례의 검토까지 3년간의 작업이 끝난 2017년, 드디어 번역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바로 대순사상학술원에서 개최한 상생포럼을 통해 대순진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카고 출신의 원어민 전문 번역가 제이슨 그린버거가 대진대 대순종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한 것입니다. 그는 불교와 한문에 조예가 있고 중국어에도 능통하여 종단 경전 번역의 다음 단계를 맡아줄 적임자였습니다. 그는 대순사상 연구를 위한 학업에 매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소 번역 회의에 100회 이상 참여하여 3차 검토 및 교정에 큰 도움을 주었고, 1차 프루프리딩(Proofreading: 원어민 교정)까지 완료하였습니다.
  이 작업이 끝난 2018년, 수사학적 교정과 윤문을 위해 미국 텍사스주립여대 수사학과 교수 브라이언 펠러(Brian Fehler)05가 번역에 참여했습니다. 동양권과 달리 서구권에서는 글을 발표하거나 번역을 할 때, 반드시 수사학적인 교정과 윤문을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배경과 맥락에 더 적절한 단어와 문구를 선택하도록 도움으로써 글과 번역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펠러 교수는 이 작업을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하고 여주도장에 들러 종단의 신앙과 문화를 체험하기도 하였습니다.
  펠러 교수의 수사학적 윤문 작업과 동시에, 연구소에서도 그린버거가 다시 참여한 수십 차례의 회의를 통해 4차 검토와 2차 프루프리딩이 이루어졌습니다. 2018년 말 최종 결과를 윤문한 펠러 교수는 번역문이 영미권 독자에게 가독성이 높은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최종 감수 과정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음은 당시 그가 전경을 읽고 내린 서평을 일부 번역한 것입니다.


◆ 사실상 최초의 영어 전경 번역이기도 한 현재의 영어 전경에는 고유명사인 한국의 지명이 영어로 번역되어 있으며, 한국어 발음이 병행 표기되어 있다. 이것은 지명의 영어 의미가 먼저 나오고 그 용어의 한국어 발음이 뒤따르는 표기 방식으로서 영어 화자와 독자들이 사용하는 알파벳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첫째, 영어 전경을 읽는 서양 독자들은 한국의 지역, 구조물이나 장소 같은 수많은 낯선 지명과 마주친다. 이 모든 지명은 너무나 생소하여서 서양 독자들은 영어로 번역한 지명을 보며 비로소 지명을 이해하게 된다. 서울이나 부산처럼 이미 잘 알려진 지명에는 독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서 이러한 표기 방식은 필요하지 않으나 생소한 지명의 영어번역은 영어권 독자들이 맥락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이러한 영어식 표기는 서양의 독자들의 한국식 지명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 번역의 목적은 ‘전파’와 ‘메시지의 공유’로서, 중요한 점은 한국어, 한국의 역사, 풍습 등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언어 그 자체의 느낌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다. 지명의 영어 번역제공을 통해서, 독자들은 『전경』뿐만 아니라 『전경』에 나타나는 ‘문화’에도 감화될 것이다.
◆ 상제의 가르침은 빈번히 수수께끼 같은 방식으로 보여진다. 즉, 상제는 자신의 행동에 동기를 보이지 않을 때가 많으며 그 동기와 이유는 밝혀지지 않는다. 이러한 가르침은 독자 스스로가 알아내야 하는 퍼즐과 같은 것이다.
◆ 일부 행위와 역사는 한국인에게 익숙하지만, 서양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대순진리회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어 『전경사전』을 준비 중이다.
◆ 『전경』에는 역사가 교리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전적으로 상제와 관련된 것이다. 일부 서양의 독자들은 한국 역사와 맥락 속에서 특정 기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역사가 꼭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아서 독자가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상제의 가르침은 그의 생애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다 할지라도 보편적인 황금률(golden rule)로서 독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다.
◆ 상제의 가르침은 단지 개개인의 수도의 행위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개인에 의해 행해지는 실천은 지역사회와 상호적이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네트워크로 확장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조는 삶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제시한다.


  2018년 말 수사학적 윤문이 완료되고 2019년, 3차 프루프리딩이 시작됨과 동시에 최종 감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종교학과 테리 클리만(Terry Kleeman) 교수06와 미국 베일러대학교 종교학과 고든 멜튼(J. Gordon Melton) 교수07가 최종 감수를 맡아주었습니다. 클리만 교수는 중국어와 일본어 및 한문에 능통하고 동아시아 종교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닌 석학이며, 일본어 전경의 감수를 맡은 하치야 구니오 교수의 지인으로서 대순종교문화연구소와 북경대 종교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북경대 인문포럼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분입니다. 고든 멜튼 교수는 미국에 존재하는 800여 종교들의 분류 기준을 처음으로 세웠으며, 전 세계의 신종교 운동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고 그 체계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학문적 명성이 높은 미국 종교학계의 거두입니다. 연구서만 해도 거의 50권에 이르는 업적을 가진 그는 대순사상학술원에서 개최한 상생포럼에 참여하면서 종단과 인연을 맺었으며, 여주도장을 방문하여 큰 감명을 받은 바도 있습니다.
  클리만 교수는 중문 전경과 일문 전경을 영문 전경과 대조하고 한문 번역까지 검토하였고, 멜튼 교수는 종교학적 관점에서 적절하고 조화로운 번역과 표현이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두 석학의 감수는 상호 보완되며 조화롭게 종합되었고, 드디어 2020년 3월 모든 감수는 완료되었습니다. 감수자 중 한 분인 멜튼 교수는 다음과 같은 최종 감수 평을 보내주었습니다. “영어권 독자들을 위한 영어 전경은 전반적으로 번역이 훌륭합니다. 번역을 성공적으로 해내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상제님의 대순을 볼 수 있도록 한두 개의 지도를 포함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 요람 본문은 논평할 것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바로 인쇄에 들어가도 되겠습니다. 정말 깔끔하게 잘 되어있습니다. 지침도 깔끔하고 준비가 잘 되어있습니다.”
  감수를 마친 후 2020년 3월, 최종 평가를 위해 한국학의 대가인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아시아학과 돈 베이커(Don L. Baker) 교수에게 영문 경전 최종본을 보냈습니다. 그는 1987년부터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교에서 한국 역사, 종교, 철학을 중심으로 강의하고 있으며 2008년 다산 학술상을 수여하고, 2013년 국사편찬위원회의 조선왕조실록 영어번역 자문으로 위촉된 바 있습니다. 그는 영문 전경을 읽고 5월 다음과 같은 서평을 보내왔습니다. 긴 글이지만, 영미권의 독자가 영문판 전경을 처음 읽은 소회를 밝힌 것이기에 이를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전문을 번역 수록합니다.




전경을 읽고


  한국은 종교의 백화점이다. 다시 말해, 어떤 한 종교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뜻이고, 한국에서는 수많은 교회(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사찰, 무속의식을 보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직관력이 있는 관찰자라면 타계한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전통적인 유교식 제사를 지내며 추모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누구든 처음 한국인의 종교성을 이해하려면, 엄청나게 다양한 신앙과 종교활동을 마주하면서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그 결과 대순진리회의 중요한 종교적 특징을 간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치명적인 패착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대순진리회는 한국의 종교적 지평과 핵심적인 영성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을 제시하는 종단이기 때문이다.
  대순진리회의 가르침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순진리회의 경전을 읽는 것이다. 다행히 이제 전경의 영어번역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도 경전의 이해가 다소나마 가능하게 되었다.
  영어 전경에는 대순진리회의 교조인 강증산이 교회에 갔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인은 아니었다. 그는 불교 사찰에도 일정 기간 머물렀지만, 불교 신자는 아니었다. 또한, 그는 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주술적 의례를 행했지만 역시 무당은 아니었다. 증산은 이런 기존 신앙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독특한 사람이었다. 그는 많은 다양한 종교 전통의 가르침을 하나로 합쳤는데 여기에는 기독교, 불교, 무속신앙에서 유래하지 않은 것까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여기에 자신의 이념을 더해 한국의 전통신앙이나 종교활동과 공명할 수 있으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사상을 창조했다.
  그의 방식은 전경을 보면 명확해진다. 전경은 도주 조정산이 상제의 가르침에 대해 진일보한 해설을 하기 위해 상제가 남겨놓으신 유산을 어떻게 공고화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대순진리회의 신앙과 종교활동을 규정하는 종지, 신조, 목적을 분명히 한 것도 도주이다.
  한국의 전통신앙과 종교의식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대순진리회의 전경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상제가 20세기 초반에 사용했던 용어들은 현대 한국어와 차이가 있으나 경전은 일일이 설명하고 있지 않다. 당시 사람들은 상제가 평상의 언어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그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는 새로운 사상이나 행위를 소개하기 위해 당시에 통용되던 친숙한 표현을 썼다. 동아시아의 철학이 생소한 독자들은 상제의 가르침에 내포한 심오한 의미를 깨닫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서양의 사상을 형성한 전제가 동아시아 전통의 기본적인 전제와 매우 다르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영어 전경을 읽을 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 첫 번째는, 전통적인 동아시아철학과 상제의 가르침에서 유일하게 변함없는 것은 ‘변화’ 그 자체라는 점이다. 전경에서 상제의 가르침 너머에 있는 세계관은 우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가장 중요한 변화는 그 자체에서가 아니라 여러 개체 간에서, 그리고 서로 상호 작용을 하는 방식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의 초점이 변화의 원리[理, pattern]에 있기 때문에, ‘리의 관점’이라고 부른다. 변화하는 상호작용에서 관찰되는 기초적인 원리[理]는 일부 서양의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게 느끼는 것, 예를 들어 음양과 같은 용어로 기술된다.
  음양은 영어에서는 종종 어두움과 밝음, 남과 여, 수동과 능동처럼 상반되는 특성으로 설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왜냐하면 음양은 상반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이다. 음은 상호작용에서 좀 덜 능동적인 요소이며 반면 양은 보다 더 능동적인 요소이다. 상호작용은 최소 두 개체가 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이 없으면 음도 없으며 음이 없으면 양도 없다. 그러나 음양이 이러한 상호작용에서 항상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음의 기운이 우세할 때는 겨울의 어두움과 같고 양의 기운이 성할 때의 긴 여름날과 같다. 이런 교체는 우리가 우주에서 보는 역동성을 탄생시킨다. 음의 기운이 우세할 때 씨앗은 동면기에 들어가고 훗날을 위해 에너지를 축적한다. 양의 기운이 성할 때, 씨앗은 식물이 되고 인간의 식량인 곡식이 된다.
  우주가 번창하기 위해서 음양은 조화롭게 상호작용을 한다. 음양은 각각의 역할을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음양은 그 상호작용의 어느 순간에도 한쪽이 우세한 상태로 교대하며 정지해 있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음의 기운은 봄이 되면 양에 길을 내주고 양의 기운은 가을이 되면 음에 길을 내준다. 상제는 20세기 들어서 세상이 직면한 수많은 난제가 이러한 조화로운 관계가 붕괴됨으로써 야기되었다고 가르쳤다.
  양의 기는 너무 강력해졌다. 그것은 음의 기운과 충분히 교차되지 않았고 이는 상제가 말씀하신 것처럼 이득은 적고 손실만 많은, 즉 상극의 환경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부하고 강한 남자들이 수적으로 열세임에도 여성과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삼계가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운용되는 데 필요한 조화의 정신을 파괴하는 패자(敗者)의 원이 쌓였다. 상제는 음양의 관계와 같은 균형을 복원하기 위해 지상에 왔음을 선포했다. 이 일이 마무리되면 이 세상에 선경을 창조하는 음양합덕(도주의 종지)이 있을 것이다. (협력적인 음양 관계를 상상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붉은색의 양과 푸른색의 음이 얽혀 있는 태극기에서 볼 수 있다)
  상제는 그것을 어떻게 행하였는가? 그는 어떻게 해원상생을 설명했는가? 그는 그가 공사로 명한 의례가 인간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신명, 또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서도 극적인 변화를 만든다고 선언했다. 공사는 그가 도수라 부른 것을 정함으로써 행해진다.
  도수, 그리고 도수를 정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양의 전통사상과 동아시아의 전통철학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의 전통철학에서 변화, 즉 상호작용의 변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창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변화는 결코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늘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넘어가고 다른 것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된다. 즉, 우주의 모든 것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만물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변화가 일어나는 것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다. 우주의 만물이 상호 변화의 관계 속에 얽혀있다는 사상은 인간계 외에도 자연계와 신명계를 총망라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어떤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본질적인 것을 더 강조하는, 즉 (상호 관계와 변화를 강조하는 동양과는 달리) 독립된 개체와 변화하지 않는 고정된 실체를 강조하는 서양전통과는 매우 다르다.
  우주 변화의 상호 작용들을 본다고 할 때, 숫자란 것이 그 우주와 변화를 이해하고 수정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 결국에는 대수학 같은 수리는 모든 관계성에 관련되어있으며, 미적분 같은 고차원의 수학은 수리적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구상할 수 있도록 한다. 도수는 숫자를 지칭한다. 도수를 조정한다는 것은 순조롭게 작동할 수 있게 움직이는 부품 사이에 마찰을 줄이는 것, 즉 기계부품의 사이즈를 손보는 것과 유사하다. 상제는 자신이 우주의 모든 갈등을 줄였고 조화롭고 협력적인 상호작용을 복원하였으며, 이 상호작용이 상생으로 인도하며 상극을 종결할 것이라 선언하였다.
  상제는 천지공사를 마무리한 후 개벽의 도래를 약속하였다. 개벽은 상극에 물든 선천의 문을 닫고 지상선경의 문을 여는 것이다. 지상선경은 인간이 서로 갈등 속에서 경쟁하기보다는 화합과 조화를 통해 상극으로 초래된 많은 문제를 해소하는 곳이다. 실제로 그는 상생이 천지인, 삼계를 모두 아우른다고 했다. 이것은 지구의 평화뿐만 아니라 인류를 황폐하게 만드는 팬데믹의 종식도 가져올 수도 있다.
  상극보다는 상생, 갈등보다는 화합과 조화, 지상선경의 실현, 이런 것은 우주 안에서 만물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상정하는 동아시아의 전통에서 나온 대순진리회 전경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주의 만물은 서로 어떤 면에서 연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사상의 기초위에 형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경에서 기술하는 개벽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다. 전경에서 말하듯이, 개벽은 다른 이들이 이미 만든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다른 데서 물려받거나 운명지어진 것도 아니다. 영어 전경에서 독자는 동아시아 오래전의 전통적인 신앙의 많은 부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다른 지역 모두에서의 변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번역은 완료되었지만, 출판을 위해서는 또 다른 과정이 더 필요했습니다. 모든 외국어 번역은 출판을 위한 편집을 또한 거쳐야 합니다. 그 이유는 문화권마다 독특한 출판문화를 지니고 있었기에, 그에 맞추어 편집해야만 가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문 경전도 영문 서적이 지니는 출판 형식에 따라 재편집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그 과정은 10개월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연구소에서는 2017년부터 작업이 시작된 영문 전경 용어사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전은 대부분의 전문 연구자들이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영문 경전에는 같은 한자 문화권의 언어인 중국어나 일본어와는 달리, 영미권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매우 많았기에,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배경 지식을 갖춘 영문 용어 사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서구권 전문 연구자들의 앞선 의견이었습니다. 이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표제어를 선정하고 이를 서구문화의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어로 설명한 후 그것을 번역하였습니다. 이 사전 역시 경전과 거의 같은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많은 의견이 사전을 전경에 합본하는 형태가 좋겠다는 것이었기에, 꼭 필요한 단어만 엄선하여 원어민 교정·윤문·감수를 거쳐 영문 경전에 같이 묶었습니다. 또한, 색인집도 만들어 추가하였습니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색인이 있으면 좋겠다는 건의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완료된 2020년 양력 12월 4일, 대순종교문화연구소에서는 종단의 영문 경전을 드디어 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반환점에서
 
  영문·중문·일문으로 경전이 번역되었다고 해서, 세계의 모든 외국인이 우리의 소중한 경전을 다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닙니다. 영어·중국어·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의 경전을 읽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경전 외국어 번역은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반환점’이라고 표현한 것은 경전이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은 인구가 배우고 쓰는 언어들로 번역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기억한다면, 이제 보다 효율적으로 다른 언어로의 번역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경전의 번역만큼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경우도 잘 없을 것입니다.
  1986년, 이미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예견하시며 대순진리를 세계에 알리는 데 진력을 다하라고 명하신 도전님의 뜻을 이제야 경전 번역을 통해 조금이나마 받들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이 모든 일이 상제님의 덕화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수도인의 정성이 하나로 모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모두를 생각하면 더욱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순진리 세계화의 시작점이자 반환점에 서서 다시 한번 힘을 합쳐야 합니다. 포덕천하를 위해 진력을 다하라는 도전님의 명을 다시 한번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경전 번역에 물심양면으로 모든 성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만수도인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경전 번역에 대한 수도인들의 여러 고견을 청합니다.






01 《대순회보》 4호, 「도전님 훈시」.

02 문진건, 「루이스 고메즈와 도널드 로페즈의 학문과 방법」, 『한국불교학』 78 (2016), pp.164-165 참조.
03 기시모토 히데오[岸本英夫], 『종교학』, 박인재 옮김 (서울: 김영사, [1961]2000), pp.152-154 참조.
04 맬러리 나이, 『문화로 본 종교학』, 유기쁨 옮김 (서울: 논형, 2013), pp.230-250 참조.
05 텍사스주립여대 수사학과 부교수, 수사학사(History of rhetoric)와 종교수사학, 19세기 미국문학수사를 연구한다. 미국수사학회와 세계수사학회 정회원이다. 대표 저서는 『19세기 칼뱅파의 수사: 앤도버신학대학교수의 신성학 수사(Calvinist Rhetoric in Nineteenth-Century America: The Bartlet Professors of Sacred Rhetoric of Andover Seminary)』, 『독자의 호감얻기: 새로운 시대의 글쓰기(Engagin Audience: Writing in an Age of New Literacies)』. 이외 50여 편이 넘는 논문이 있다.
06 중국종교사상, 중세도교와 대중종교, 중국소수민족사 연구. 중국종교연구학회(Society for the Study of Chinese Religion) 회장 역임. 대표 저서로 『신의 이야기(A God’s Own Tale)』, 『위대한 완성: 중국의 천년왕국의 종교와 다민족성(Great Perfection: Religion and Ethnicity in a Chinese Millennial Kingdom)』, 『도교인과 공존의 철학(Daoist and the Philosophy of Co-existence)』 등 다수.
07 미국 종교 연구 연구소의 창립 이사였으며 2011년부터 텍사스주 와코에 있는 베일러대학교의 종교연구소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 대순사상논총 편집위원. 1968년 이후 400편이 넘는 종교 관련 출판물의 편집인으로 등재. 대표 저서로 『세계의 종교: 신앙과 종교활동총서(Religions of the World: A Comprehensive Encyclopedia of Belief and Practice)』, 『종교축제: 명절, 축제, 『장엄한 의식과 영성의 기념 (Comprehensive Encyclopedia of Belief and Practice, and Religious Celebrations: An Encyclopedia of Holidays, Festivals, Solemn Observances, and Spiritual Commemorations)』, 『신앙의 역사: 종교사 5천년(Faiths across Time: 5,000 Years of Religious History)』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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