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지를 맞아 식당에서 새알심을 빚었다. 새알심을 빚기 위해 많은 인원이 필요했지만, 딱히 부를 인원도 많지 않았다. 마침 지나가는 수호자에게 조장이 도움을 요청했고 “와도 되냐?”라는 질문에 “와도 되는 게 아니라 꼭 와야 해요.”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지원 온 수호자들과 함께 정성스레 새알심을 빚었다. 문득 ‘우리는 무슨 원을 풀기 위해 이렇게 반죽을 맞대고 앉아 나란히 양손을 비비고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뭘 그렇게 잘못한 일이 많은 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가 빚은 들쑥날쑥한 새알심이 쟁반에 올라갔다. 너무 들쑥날쑥하면 안 된다고 서로들 말하면서도 끝없이 제각각의 모양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러다 외수들이 갑자기 새알심으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무슨 모양이 될지 볼까요?” 하지만 누구 하나 어떤 모양을 만들자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완성된 모습은 태극이 되었고 또 다른 판에서는 웃는 모습이 되었다. 일양시생(一陽始生)의 동짓날 액땜을 위해 먹는 팥죽에 우리의 소원을 담아 본다. 동그란 새알심처럼 원만하게 풀려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