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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8년(2018)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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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성 이야기 : 말복(末伏)치성

말복(末伏)치성
 
 

연구원 김오식

 
  말복(末伏)은 1년 중 여름의 무더위가 끝나갈 무렵에 오는 절기로 입추로부터 첫 번째 오는 경일(庚日)이다. 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드는데, 초복, 중복, 말복의 삼복이 있다. 즉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넷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였다. 초복과 중복의 사이는 10일 간격이며, 중복과 말복은 10일에서 20일 간격으로 이 사이가 10일이면 평복(平伏)이라 하고 20일이면 월복(越伏)이라 한다. 월복은 ‘복날이 건너뛰었다’는 말이다. 경일이 세 번 들었다 하여 삼경일(三庚日)이라고도 한다.
  이 삼복을 경일로 정한 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천간(天干: 십간) 중 일곱 번째인 경일(庚日)을 복날로 삼은 것은 경(庚)은 오행으로 볼 때 금(金)이며,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사계절 중 가을의 금 기운이 내장된 경일을 복날로 정해 더위를 극복하라는 뜻이다. 둘째는 새로운 시기를 여는 금화교역(金火交易)의 이치 때문이다. 자연이 변해가는 이치는 화(火)와 수(水)가 순환하는 원리이다. 오행 중 겨울[冬]에 해당하는 수(水)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에 따라 뜨거운 화(火)의 기운으로 성장하며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으로 저장된다. 이것이 바로 『주역』에 나오는 금화교역이다. 화(火)의 에너지를 금(金)에 저장하는 이치에서 삼복을 금 기운인 경일로 정한 것이다.
  복날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다. 복(伏)이라는 글자를 본다면 ‘사람 인(人)’과 ‘개 견(犬)’을 합쳐 만든 글자로 사람 옆에 개가 엎드려 굴복하는 모습을 형상한 글자이다. 이것은 오행의 상생, 상극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쇠[金]에 속하는데, 가을의 금(金)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 화(火)의 기운이 강렬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굴복(屈伏)한다는 화극금(火克金)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후한(後漢) 말 유희(劉熙)가 지은 『석명(釋名)』에 그것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으며, 조선 광해군 때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이 지은 『지봉유설(芝峰類說)』에도 “복(伏)이라고 한 것은 음기가 장차 일어나고자 하나, 남은 양기에 눌려 상승하지 못하고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으로 복일(伏日)이라고 이름한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복일에 농가에서 충재를 막고 풍년을 기원하는 복제(伏祭)를 지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쓴 홍석모(洪錫謨, 1781~1850)는 복제의 유래를 밝혔는데,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비로소 사당(伏祠)을 짓고 개를 잡아 처음으로 복제(伏祭),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城)안 사대문에서 충재(蟲災)의 피해를 막았다” 고 하였다. 초복, 중복, 말복에 모두 제사를 지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 초복이나 말복에만 지내기도 한다. 복날에는 만귀(萬鬼)가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일을 삼가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복날 풍속으로 먹는 음식은 개장국과 삼계탕이다.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복달임, 복 놀이라 했다. 화기가 극성을 부리는 복날은 더위에 허한 기를 보충하고 금 기운이 왕성한 개장국을 먹어 부족해진 체력을 보충했다. 삼계탕은 왕성한 금(金) 기운이 내장되어 있다. 닭[酉]은 십이 지지에서 10번째, 방향으로는 정서(正西) 쪽에 위치하는 금 기운이다. 우리 조상들은 더운 복날에 열기가 많은 삼계탕을 먹어 영양을 보충하고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방법으로 더위를 물리쳐 몸을 보허(補虛)했다. 또한,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수박, 참외 등의 과일을 먹었다.
  복날은 더위를 이겨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한여름의 세시이며,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결실에 앞서 힘을 재구축하는 날이다. 과거 선조들은 천지운행질서를 담당하는 천지신명께 삼복 제사를 지내며 더위를 극복하고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보고자 하였다. 종단에서는 기념의례 치성과 사립(四立: 立春, 立夏, 立秋, 立冬) 이지(二至: 夏至, 冬至) 치성에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말복치성을 모신다. 치성에 참석하는 도인은 양위 상제님의 덕화에 보답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을 성찰해 나간다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김명자, 『한국세시풍속Ⅰ』, 서울: 민속원, 2005.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한국세시풍속 사전 여름편』,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2005.
한국민속사전편찬위원회, 『한국민속대사전』, 서울: 민족문화사, 1993.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한국민속대관』 4, 서울: 고려대학교출판부, 1982.
임동권, 『한국세시풍속연구』, 서울: 집문당,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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