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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8년(2018)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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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탑 : 장교자패(將驕者敗) 견기이작(見機而作)

장교자패(將驕者敗) 견기이작(見機而作)
 
 
연구위원 박영수
 
“상제께서 장 성원(張成遠)에게 글을 써서 봉하여 주시면서 훗날에 보라고 이르셨는데 그 글은 이러하였도다. 將驕者敗 見機而作” (행록 4장 3절)
 
   ‘장교자패(將驕者敗) 견기이작(見機而作)’은 대략 ‘교만한 자는 장차 실패할 것이니, 기회를 보아 일을 도모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상제님께서 우리가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서 교만함을 경계하고, 그 일을 시작해야 할 가장 적합한 때라 할 수 있는 기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하여 종도에게 써주신 글이다.
  『전경』에 상제님께서 “시속에 병신이 육갑한다는 말은 서투른 글자나 배웠다고 손가락을 꼽작이며 아는 체한다는 말이니 이런 자는 장차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예시 42절) 하시어, 인간의 교만함을 경계하셨다. 또한, 기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종도 신원일이 개벽공사를 빨리 행하시기를 상제님께 간청하였을 때의 일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때 “인사는 기회가 있으며 천시는 때가 있으니 그 기회와 때를 기다릴 것이니 이제 기회와 천시를 억지로 쓰면 그것은 천하에 재화를 끼치게 될 뿐이며 억조의 생명을 억지로 앗아가는 일이 되리라”(공사 2장 24절)고 하셨다. 상제님의 공사에서도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하시는 말씀이다.
  장교자패(將驕者敗)는 장차 교만한 자는 실패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교만(驕慢)은 잘난 체하고 뽐내며 방자하다는 뜻인데, 고대 그리스어로는 ‘휴페레파노스(huperephanos)’라는 말로 “다른 사람들 위에 자신을 올려놓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만한 자는 스스로 자신을 높이며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의 인격을 우월하게 위장하여 드러내며, 남을 마음으로부터 업신여긴다.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므로 다른 견해는 수용할 수 없게 되어 배타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이러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불화(不和)로 드는 문이다.
  교만하면 일을 그르치게 되는 이유는 교만한 마음 상태가 도리에 위배되고, 다른 사람의 도움과 협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교만한 마음은 거짓에 사로잡힌 마음 상태로 도리와는 자연 멀어지기 때문에 일에 성공을 가져오기 어렵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의 계획과 실행 점검의 전 과정, 그리고 일을 하는 방식이 도리에 합당하여야 한다. 마음이 거짓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은 자신의 당치 않는 허욕이나 남의 허무한 꾀임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성공을 거둘 수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교만한 마음 상태로는 다른 사람의 진심 어린 후원과 협조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일에 성공을 가져오기 어렵다. 인간관계의 황금률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고, ‘남에게 대우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우해 주는 것’이다. 교만은 교만을 낳고 겸손은 겸손을 부르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교만하여 남을 아래로 보는 사람은 타인의 협조를 얻기 힘든 법이다. 일의 성공은 타인과의 협력에 있는데 교만은 이 협력을 해치므로 남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따라서 일의 성공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
  견기이작(見機而作)은 사태나 현상을 미리 짐작하여 파악한 뒤에 행동과 실천을 수행해 나간다는 의미이다. 『주역』 「계사 하편」에 이런 대목이 있다. “공자가 말하기를, 기미(幾微)를 아는 것은 신비하다. 군자는 위를 사귀되 아첨하지 아니하고, 아래를 사귀되 업신여기지 아니하니, 그 기미를 알기 때문이다. 기미라는 것은 미미한 움직임이며, 먼저 나타나는 길흉의 단서이니, 군자는 그 기미를 보고 일을 도모하며 하루 종일 기다리지 않는다.”01 여기서 기미(幾微)와 기미(機微)는 현재 혼용하여 쓰니 같은 의미로 보아도 무방하다.
  군자는 ‘견기이작(見幾而作) 불사종일(不俟終日)’한다. 군자는 기회를 보아 일을 도모하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군자는 겉모습으로 드러나지 않은 미미한 것도 알고, 밝게 드러난 것도 알며, 부드러운 것도 알고 강한 것도 알고 있어서 그 처세와 처사에 막힘이 없는 것이다.
  기회(機會)는 기미(機微)가 모이는[會] 것이니, 어떤 일을 하기에 알맞은 시기(時機)나 계기(契機), 경우(境遇)나 상황을 말한다. 그러므로 견기이작, 즉 기회를 보아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살펴보아야 한다. 알맞은 시기와 알맞은 계기, 알맞은 경우가 그것이다. 견기이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알맞은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해가 비칠 때 건초를 말려라.”라는 서양 속담이 있듯이 일을 하는 시기가 성사(成事)에 필수적인 요소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일에서 시기를 보는 데는 ‘시기상조’가 있고, ‘시기상실’이 있다. 때가 무르익지 않았는데 일을 도모하는 것을 ‘시기상조’라 하고, 이미 때를 놓쳐 일을 그르치는 것을 ‘시기상실’이라 한다. 언제 일을 시작할 것인지 적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일의 성공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음으로, 알맞은 계기에 일을 추진해야 한다. 계기(契機)는 기미가 맺어져[契]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결정되는 근거이다. 우리는 흔히 “이번 일을 계기로 혁신하자!”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일어나는 일을 면밀히 관찰하고 깨어 있어야 지난 일을 반성하고 반추하여, 어떤 일을 도모하는 데서 알맞은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또한, 경우에 맞게 일을 도모해야 한다. 경우는 사리(事理)나 도리(道理), 일이 놓여 있는 조건이나 형편, 사정을 나타낼 때 쓰인다. 다소 의미의 차이는 있지만, 경우는 경위와 의미상 통한다. 도전님께서는 “도(道)가 음양이며 음양이 이치이며, 이치가 곧 경위이며 경위가 법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02고 하셨다. 경위는 이치이니, 일을 도모할 때는 사리와 도리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속언에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경우에 막힌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경우에 어긋나면 인망(人望)을 잃고 운신하기 어려워지며, 사리와 도리에도 벗어난 것이니 일의 성공도 담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장교자패 견기이작’의 교훈에서 겸손과 기회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교만은 무지의 벗이요 지혜의 적이며, 기회는 일을 도모하는 기틀이다. 교만은 진리에서 벗어난 마음이기에 기회를 알아보지 못하니, 겸손과 사양의 덕으로 지성(至誠)을 다하여야 일의 기미를 보고 제때에 일을 도모하여 성공을 성취할 수 있다. 수도인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를 대하더라도 겸손할 것을 생각하며, 인사에서 기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알맞은 시기와 적절한 계기를 포착하여 경우에 합당하게 일을 추진하여야 한다. 
 
 
 
 

01 子曰, 知幾其神乎. 君子上交不諂, 下交不瀆, 其知幾乎. 幾者, 動之微吉之先見者也. 君子見幾而作, 不俟終日.
02 『대순지침』,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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