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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7년(2017)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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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나의 행운의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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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운의 카드
 
 

신반 방면 교정 정나연

 
  조금 쌀쌀해진 날. 바람을 타고 햇살이 창문을 넘어온다. 그 당당한 기세에 밤새 나를 재웠던 진한 어둠이 서서히 밀려 나간다. 꼬리를 감추며 사라지고 있는 어둠을 응시한 채 나는 허리쯤에 있는 이불을 당겨 올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직 밤이 남았어.”
  나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한다. 눈을 떴을 때 바로 일어나면 참 좋으련만 언제나 한 번 더 꼼지락거리는 신공을 발휘한다. 그리고 정확히 출근 시간에 늦지 않을 정도가 되어서야 이부자리에서 탈출한다.
  출근길. 어제와 같은 곳 어제와 다른 오늘. 익숙한 이들의 밤새 안녕을 확인한다. 밤새 내린 비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부유물들을 싹 날려 버렸나 보다. 상쾌하고 맑은 공기와 진한 나무 향은 잠들어 있는 나의 모공을 모두 깨우며 신선한 공기를 정신없이 빨아 당기게 한다. 이에 잠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던 나의 뇌는 한겨울 계곡물에 들어간 듯 번쩍하고 정신을 차린다. 이렇게 좋을 수가.
  길가에 죽 늘어선 나무들의 몸통은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물기로 진하고 어두운색을 띠고 있다. 그리고 쭉쭉 뻗은 나뭇잎들 끝에는 동그란 물방울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길게 뻗어온 햇살이 이 투명한 것들에 반사된다. 햇살을 무늬로 새긴 물방울은 하나의 보석이 된다. 투명하고 청량한 기운을 가진 물보석이 가지마다 흔들린다.
  “촤라랑, 촤라랑~”
  바람결에 흔들리는 물보석들은 윈드차임(Wind Chime)이 된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즐겁게 어울리는 이 소리는 비가 온 다음 날 아침에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그것은 오늘 하루 나의 행복을 약속하는 부적이 된다. “촤라랑, 촤라랑~”
  나의 행운의 카드! 이 카드를 받는 날은 웃을 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혹 마음 상한 일이 생기거나 마음 아프고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상처 입은 마음이 빨리 치유되는 마술을 발휘한다. 그래서 이 카드를 받는 날은 그날 하루가 기대된다.
  하루에 대한 기대감은 나의 얼굴에 드러나고 목소리에도 담뿍 묻어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내 눈에 콩깍지가 씐다는 것이다. 평소에 뒤통수만 봐도 부르르 진동이 오며 고개가 절로 돌아가던 사람이 이날은 어쩜 그리도 예쁘고 잘생겨 보이는지 얼굴에 빛이 절로 난다.
  이렇게 멋진 행운의 카드를 받기 전까지 나는 주변사람들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심해지는 갈등으로 신경은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늘어갔다. 그리고 그럴수록 몸은 점점 깊은 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영혼은 심한 가뭄으로 쩍쩍 갈라지는 것 같았다.
  어쩌면 살고 싶은 나의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특히 입도하기 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인연과 조상님과의 약속으로 받은 이 땅 위의 삶을 그런 고통에 뺏기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애절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를 어여삐 보신 것일까? 긴 고민의 시간이 계속되는 끝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를 둘러싸고 있는 괴로움의 실마리는 바로 나구나. 모든 고통이 나로부터 비롯되는구나.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밀어내면서 그런 일들이 생겼던 것이구나. 그래 그랬구나!’
  웃음이 절로 났다. 내가 답이었다. 아픔을 감사함으로 바꿔 놓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나라는 걸 알고 나니 더 이상 미워할 사람도 보기 싫은 이도 없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를 살펴보게 되었다. 감사함을 얼마나 잘 만들어내고 있는지.
  “멋지다!”
  “참으로 멋지구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이후 세상을 보는 나의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미숙한 나는 순간순간 올라오는 고통에 다시 나를 내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제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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