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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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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그 여름, 시법공부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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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시법공부의 기억



완주2 방면 정리 조은정



▲ 여주본부도장 시법원



  나는 직장을 다닌다. 그래서 도장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편이다. 예전에 포덕소 생활을 할 때 공부를 한 적은 있었는데, 직장인이 되고 보니 공부를 들어갈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자가 급한 사정으로 가지 못하는 자리가 있는데, 직장 다니는 내게 꼭 맞춤이라며 가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다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최근 근무처를 도장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상황이 되어 나는 계속 그 자리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하면 모든 일이 꿈만 같다.
  그렇게 시법공부까지 하게 되었다. 삼복더위에 마스크까지 쓰니 답답하기도 하여 더 긴장되었다. 주문을 크게 할 수도 없고 기도도 모실 수 없었다. 공부방에서 1시간 동안 주문을 한다. 작은 공간이지만 공부방을 들어서는 순간 드넓은 우주의 시공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이번 공부는 기도위시였다. 기도위시가 익숙지 않아 태을위시 때보다 몇 배의 신경을 쓴다. 조금의 실수도 없도록 마음과 뜻을 모아 살피면서 좌배를 하고 주문을 시작했다. 시법 때마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바뀌고 주성을 맞춰나가는 것은 공부의 새로운 변수가 된다. 이번 공부반 주성에 조화가 되도록 마음을 쓰고 지극 정성으로 송독하고자 하는 마음이 연습할 때도 공부할 때도 전해져왔다. 지난번과 같은 회원분이었다. 지난번에는 주성이 어울리도록 많이 애써주시는 것을 느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주문을 힘차게 차고 나가 맞추기가 더 편했다.
  나는 평소에 생각이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부방 안에서도 잠시 몰입하는가 하면 어느새 어떤 생각 속으로 빠져들어 공부 상황과 다른 상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경우가 있다. 잠시 주문을 잊고 엉뚱한 소리를 낼 수도 있는 그 찰나에 다행히 입을 열지 않아 다른 두 분의 목소리가 크고 맑게 울렸다. 다행이었다.
  정신을 모아 목소리를 가다듬고 주문에 몰입한다. 한참 주문에 몰두해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분에게서 다른 주문이 불쑥 튀어나왔다. 나와 또 다른 한 분이 온정신을 집중하여 주문을 정성껏 또렷하고 크게 외쳤다. 한고비를 넘겼다. 이윽고 누가 주도한다는 의식도, 내가 더 잘한다는 마음도 없이 세 사람이 박자를 맞추어 온몸으로 주문을 송독해 나갔다.




  열심히 주문하는 가운데 목이 말랐고 피부로 느껴지는 온도는 점점 막바지에 올라 공부방 안은 마치 뜨거운 도가니처럼 느껴졌다. 문득 주문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끊어짐도 없이 새기면서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것이, 도장 안과 밖 도인들의 수도를 위해 정말 중요하고 성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수많은 도인이 공부방에서 이처럼 숭고한 노력과 땀, 열정과 영혼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 시간을 면면히 이어왔다는 생각에 이르니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눈물이 뜨겁게 올라왔다. 하루를 맡아 잠을 안 자면서 이런 지극 정성으로 공부하니 전국의 도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수도를 잘하게 되는구나 싶었다.
  1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어느 순간 다시 무언가 묵직한 느낌과 혼몽으로 들어서려는 것을 간신히 추스르며 주문할 때 갑자기 “딩 동 댕 동~” 천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맑고 밝은 벨소리가 화들짝 정신을 깨운다.
  도인들이 주문 한 자 한 자에 신명을 모시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천지의 완성을 짜나간다는 것을 어떤 종교와 학문에서 논할 수 있을까? 신명과 인간이 화합하여 함께 후천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짐작이나 할까?
  시법공부를 돌이켜 보니, 상제님과 도주님, 도전님의 덕화로 펼쳐진 수도의 법방 하나하나가 우리 도인들에게 정성과 공경, 믿음의 길을 열어주셔서 기운을 벗고 차원을 달리 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인연이 있는 분들과 함께 도통을 받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밀려와 마음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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