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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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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인연자를 통한 전생 리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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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자를 통한 전생 리딩



잠실37 방면 교정 박희정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르바이트에서 알게 된 한 남학생에게서 불쑥 연락이 왔습니다. 고작 말 몇 마디 나눈 사이였기에 저는 의아했습니다. 컴퓨터 공학과 4학년이라는 것과 얼굴만이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어제 꿈을 꿨는데 누나가 제 꿈에 나왔어요.”
  “(이런 얘길 하려고 굳이 연락한 건가?)아, 좋은 꿈이었어요?”
  “꿈속에서 누나는 황금빛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 아래에는 누나 발을 닦아주는 시종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아래로는 많은 사람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는데 그중에 한 명이 바로 저였어요.”
  “(멀쩡해 보였는데 이상한 사람인가?)이렇게 연락까지 한 걸 보니 꿈이 너무 생생했나 보네요.”
  “제가 원래 꿈을 잘 안 꾸거든요? 게다가 처음 본 사람은 얼굴도 잘 기억 못 하는데 어젯밤에 갑자기 누나가 꿈에 나와서 신기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얘기를 하게 된 건 더 희한한 일이 있어서요. 제가 오늘 오전에 학교에서 건축학 교양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이 어제 꿈속에서 봤던 건물이랑 똑같은 건축물을 보여주는 거예요. 이집트였더라고요.”
  “(너무 황당하다)하하, 그럼 제가 무슨 이집트 여왕처럼 나온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 밑에 있는 신하였어요.”
  처음에는 너무 황당무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시해버렸지만, 이집트 여왕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고 학과 수업과도 연결되니 신기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말하게 되었습니다. 이집트는 제가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나라이기도 했기에 더 흥미가 갔습니다. 선각들에게도 이야기해보니 반응이 다양했습니다.
  “희한한 일이기는 하다. 혹시 조상들이 보내준 인연이 아닐까? 너에게 먼저 연락이 온 것도 그렇고, 꿈을 설명해주는 듯한 수업을 바로 다음 날 들은 것도 그렇고, 그냥 웃고 넘기지 말고 정성 들여서 포덕해 봐!”
  “그거 너 전생 아니냐? 하하! 잘 어울리는데 이집트 여왕, 이집트 사람들 엄청 잔인했던 거 알지? 사람들 산채로 피 뽑아서 제물로 바치고 그랬잖아. 네가 그래서 겁액이 센가 보네! 보통 겁액이 아니더라니. 넌 공덕 진짜 열심히 지어야겠다! 하하하”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가볍게 넘길 게 아닌가 싶어졌고 저는 그 남학생을 포덕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만났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성격과 가치관이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도를 알아보도록 권유해보았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희 집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라서 말씀은 고맙지만 알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부모님을 저버리는 것 같아서 차마…. 마음이 좀 힘드네요.”
  “아, 정말 아쉽네요.”
  “그런데 제가 사실, 이렇게 말하면 미친 사람으로 보실 것 같은데, 일하면서 누나를 처음 봤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나보니까 기분이 이상해요. 뭔가 누나에게 충성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살면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라 뭔지 잘 모르겠고 말로 설명은 안 되는데, 그냥 복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저에게 해주신 말들이 이해도 잘 안 가고 부모님 때문에 마음에 걸리는데 왠지 누나 말은 꼭 들어야 할 것 같아서 괴롭네요. 비록 알아보진 못하지만 이런 제 마음은 알아주세요. 전 진심이에요!”
  “(미친 사람 아냐? 어떡하지?)….”
  대화를 나눌수록 저는 점점 무서워졌습니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정신이 이상한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본 사람에게 충성을 다 하고 복종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니…. 피해야 할 사람인 것 같아서 연락하지 않았고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남학생을 잊어가고 있을 무렵,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누나, 저 좀 도와줘요. 너무 괴로워요. 제발.”
  “무슨 일이에요?”
  “제가 요즘 누나가 나오는 꿈을 꾸는데 쉴 새 없이 계속 꿔요. 밤에는 당연하고 낮잠을 자도 꾸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졸아도 꾸고 심지어는 버스 안에서 아주 잠깐 눈을 감아도 꿈을 꿔요. 그만 꾸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어요? 그때 말했던 정성, 그거 하면 멈춰지나요? 도대체 누나는 뭐 하는 사람인데 계속 제 꿈에 나오는 거예요? 꿈 좀 그만 꾸게 해주세요! 제발요. 다른 사람한테 말해봤자 믿어주지도 않아요. 장난치는 줄로만 안다구요!”
  저는 매일 아침, 많게는 하루에도 두세 번이나 연락을 받았습니다. 또 꿈을 꾸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양한 시대와 배경 속에서 저와 그 남학생의 신분과 성별은 매번 달랐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꿈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와 그는 주인과 종, 임금과 신하, 조선시대의 대감과 머슴, 중세시대의 기사와 부하, 삼국시대 같아 보이는 옛날 전쟁터에서의 장군과 부하 장수, 양반집 규수와 하인, 스승과 제자, 높은 벼슬의 관료와 그 아래의 관료 등 항상 주종관계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무시했지만, 점점 단순한 망상으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망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구체적이고 사실감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꿈 때문에 정말로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꿈속에서 그랬듯이 저에게 복종해야 해서 꿈을 계속 꾸는 것이냐며 도와달라고 애원하기도 했습니다. 하소연할 곳이 없나보다 싶어 잘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한 달 동안 그로부터 수많은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꿈들이 어쩌면 우리의 전생이었을까? 수많은 윤회를 하며 항상 주종관계에 있었던 걸까? 그래서 나를 처음 봤을 때 이유 모를 충성심이 들고 복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던 걸까? 전생에 그래왔으니까? 에이, 말도 안 돼. 그런 게 진짜 있다고? 그래서 내가 이집트를 그렇게나 좋아했었나? 전생에 내가 다스리던 곳이라서? 무슨 그런….’
  선각을 만나 입도하기 전에는 전생과 인연을 믿지 않았습니다. 종교가 없는 집안에서 자라 대학교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저는 무신론자는 아니었고 전생을 부정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믿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교화를 들으면 그저 ‘전생과 인연이 있을 법하긴 하다’, ‘윤회라는 개념을 도입하니 인생과 세상의 이해할 수 없던 부분이 설명되는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이 들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의 수많은 버전의 꿈을 듣다 보니 저와 이 사람의 인연 관계가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는 듯했고 정말 윤회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몇 번의 입도 권유를 뿌리치고 연락이 두절 된 지 몇 개월 후, 또다시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누나, 지난밤에 꿈을 꿨는데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다시 연락했어요. 꿈속에서 누나가 앉아 있고 그 앞에 제가 있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오더니 제게 그러는 거예요. 이 사람의 말을 꼭 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산다. 꼭 이 사람 말대로 해라. 하면서 누나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이 닳도록 빌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제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간절히 애원하면서요. 꿈에서 깼는데 너무 생생하고 왠지 느낌이 묘해서 가족 앨범을 찾아봤거든요? 저 어렸을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더라구요. 너무 어렸을 때라 얼굴도 기억 못 하는 우리 할아버지. 도대체 누나 뭐 하는 사람이에요 정말? 왜 우리 할아버지가 누나한테 그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는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정말 그 사람의 선령신이 나에게 보내신 거였구나. 내가 꼭 입도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했구나. 우리가 정말로 전생에 깊고 깊은 인연이었구나. 그 꿈들이 망상이 아니라 보여주시는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수도해가면서 저 자신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꿈 이야기들이 사실로 다가왔습니다.
  제 마음속 깊숙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권위 의식, 자존심, 명예욕, 그리고 나는 무조건 옳다는 강한 성격을 보면서 정말로 전생에 이집트의 여왕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격을 고쳐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이렇게나 굳건하여 고쳐지지 않는 걸 보면, 그가 꾸었던 많은 꿈처럼 수많은 삶을 통해서 길러진 저의 성격이자 겁액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삶 속에서 이런 성격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하고, 얼마나 많은 척을 지었을지 생각해보면 절로 고개가 숙어지고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게 됩니다. 때때로 저로 인해 고통받았을, 제가 기억조차 못 하는 전생의 인연들에게 반성 심고를 드리기도 합니다. 그동안 포덕을 하며 만났던 수많은 인연과 지금 저와 함께하고 있는 선후각들, 그리고 수도하며 닦아나가야 하는 저의 마음, 이 모두가 저의 전생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그가 저에게 해주었던 꿈 이야기들이 정말로 저의 전생이었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은 저를 깨우치게 하려고 보내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을 수 있는 이 경험이 저에게는 깊은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 선후각, 포덕하려고 정성을 들이는 사람들, 제 주변의 모든 인연이 이제는 다르게 보입니다. 전생에 제가 얼마나 그들을 힘들게 했을까요? 진정 제가 그 꿈과 같은 삶을 셀 수 없이 살아온 것이라면 얼마나 많은 빚을 진 것일까요? 인간관계 속에서 괴로울 때면 상대방을 무시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가득했던 제가, 이제는 저를 먼저 돌아보고 상대와 직면하여 잘 풀어나가려고 애쓰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전경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예로부터 “길성 소조(吉星所照)”라 하여 길성을 구하러 다니나 길성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라. 때는 해원시대이므로 덕을 닦고 사람을 올바르게 대우하라. 여기서 길성이 빛이 나니 이것이 곧 피난하는 길이니라. (교법 2장 20절)


  전생의 빚을 다 갚을 수는 없겠지만 그 남학생을 통해서 느끼게 된 전생의 제 잘못을 잊지 않고, 저와 인연이 있는 모든 사람을 올바르게 대우해서 해원상생을 실천하는 수도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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