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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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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단장(斷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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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대순문예공모전 산문부문 장려


단장(斷腸)



잠실32 방면 차선감 이근혜



진(晉)나라 장수 환온(桓溫)이 촉(蜀)나라 땅을 공격하러 가는 길에 삼협(三峽)을 지나게 됐다. 그런데 부대 대원 중의 어떤 사람이 원숭이의 새끼를 잡아 왔다. 그러자 어미 원숭이가 강 언덕을 따라 슬피 울며 1백여 리를 왔는데도 떠나가지 않더니, 결국 배 위에 뛰어 올라와서는 곧 숨을 거두고 말았다.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 이를 들은 환온은 대단히 화를 내며, 새끼 원숭이를 잡았던 부하를 군영에서 내쫓도록 명했다.


  책을 읽다가 ‘단장’이란 글을 보게 되었는데 읽다 보니 문득 엄마가 생각났습니다. 옛 고사에 ‘단장’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뜻합니다.
  제가 도를 닦은 지는 2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꿈만 같은 시간입니다. 저는 3남매로 위에 오빠가 있고 아래에 남동생이 있었습니다. 동생은 엄마한테 늘 든든하고 엄마의 마음을 잘 살필 줄 아는 그런 아들이었습니다. 언제나 엄마 일이라면 모든 걸 내려놓고 달려왔습니다. 하루는 새벽에 엄마가 아프다고 하니 그 새벽에 약국 문을 두드리며 약을 구해 올 정도로 정이 많은 아이였고 엄마한테는 둘도 없는 효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도 저도 동생에게 많이 의지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동생이 저 관에 누우면 관이 너무 작겠다’라고 얘기하는 꿈을 꾸셨습니다. 흉몽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다음날 동생한테 일찍 들어오라고 신신당부 했습니다. 평소 엄마 말을 잘 따르던 동생은 그날따라 여자친구와 일이 있다며 좀 늦을 것 같다고 엄마에게 전화했습니다. 엄마는 지난밤 꾼 꿈이 있었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고 그저 동생이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 날밤 차가 미끄러져 동생은 바다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고 집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차디찬 주검으로 저희에게 왔습니다. 함께 차에 타고 있었던 여자친구는 차에서 탈출해 바다에서 나왔지만, 동생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물론 각자의 운명이 달랐겠지만…. 겁액은 인간의 힘으론 피해 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의 삶은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저는 구조하는 분에게 신고만 빨랐어도 살았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혼자 탈출해 구조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숨어 버린 동생의 여자친구를 원망하느라 1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동생의 죽음에 대해 냉정하게만 대하던 아빠를 원망했습니다.
  그 후 선각을 만나 도를 알게 되고 원망이란 마음을 비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에서 정성을 들이면 이루어지는 걸 보며 도를 닦기 시작해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반면 엄마는 깊은 어둠 속에서 매일 눈물을 지으며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입도하고 나서는 그 고통의 시간 속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도에 대해 다 인정하고 저를 지지해주고 믿어주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겁액을 이해 못 하는 엄마가 답답했고 엄마는 자신의 마음보다는 도 이야기만 하는 저를 힘들어했습니다. 이런 갈등으로 서로 마음이 상해서 엄마도 저도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라는 말처럼 엄마는 치성을 모시거나 참배, 교화 등 도의 행사에 참여하면서 신기한 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100일 정성을 들이는 중 오빠가 차를 폐차할 만큼 큰 교통사고가 2번이나 났는데 그때마다 오빠는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엄마가 무당을 찾아가 점을 봤는데 동생이 천상계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엄마는 동생이 천국 같은 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꿈도 꾸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 도를 조금씩 알게 되셨고 교화를 들으며 포덕도 하게 되면서 지금은 저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방면의 선무로서 성을 모시며 따라가고 있습니다.




  엄마는 어느 날 밤에 신기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꿈속에서 어느 바닷가에 정말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엄마가 다가가니 순식간에 사람들이 사라져서 전전긍긍하다가 마지막 한 사람이 지나가기에 “왜 사람들이 다 떠나가냐?”고 물어보니 “당신은 업이 너무 많은데 쌓아놓은 공이 없어서 사람들이 다 떠난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고 꿈에서 깨고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업보가 너무 많아서 이런 삶을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포덕을 많이 해서 공을 쌓아야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 후 주변에 도를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임명을 모시고 방면 교감께서 오셔서 많은 교화를 해 주셨는데, 엄마는 그날 많이 우시면서 오랜 세월 동안 마음에서 버리지 못했던 아픔도 원망도 많이 비워내시고 그것이 업이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엄마라는 호칭이 아니라 도인들한테 “이선무요”라고 불리는 게 더 좋으신지 밝게 웃으시며 꾸준히 남 잘되는 일을 하려고 애쓰고 포덕을 하고 있습니다.
  삶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겪는데 그것이 자신의 업보에서 오는 것임을 잘 모르고 원망을 하면서 살아왔고 어쩌면 그런 상황에선 원망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왔었습니다. 그건 분명 제 업이고 집안에 업이었을 텐데 누군가를 원망함으로써 제 업을 합리화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도를 만나 상제님과 함께하며 저와 이선무는 운수를 바라보고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눈물과 아픔 그리고 원망으로 보낸 시간을 마음에서 비워내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보석 같은 시간을 마음에 가득 채워가며 앞으로도 함께 할 것입니다. 이런 날들을 만들어주신 상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선각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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