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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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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성구 :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할 것이어늘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할 것이어늘



교무부 윤미정



상제께서 전주 불가지(佛可止) 김 성국(金成國)의 집에 가 계실 때의 어느 날 김 덕찬을 불러 그에게 말씀하셨는데 그는 그 말씀을 귓가로 들었도다. 이것을 알아차리시고 상제께서 덕찬에게 “이제 용소리 김 의관(金議官)의 집에 가서 자고 오너라”고 이르시니 그는 명을 좇아 용소리로 떠나느니라. 그가 김 의관의 집 근처에서 취한으로부터 심한 곤욕을 당하고 불가지로 돌아오니라. 상제께서 문 바깥에 나와서 그가 오는 것을 보고 “왜 자지 않고 되돌아오느냐”고 물으시니라. 덕찬이 공연히 보내어 봉변만 당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도다. 상제께서 덕찬과 함께 방안에 들어오셔서 술을 권하며 가라사대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할 것이어늘 어찌 마음을 속이느냐” 하시니 그는 상제를 두려워하니라. 그 후부터 덕찬은 지극히 작은 일에도 언행을 삼갔도다. 상제께서 두 달 동안 용소리 시목정(龍巢里柿木亭)에 계시면서 이곳저곳의 종도들의 집에 다니셨도다.

(행록 4장 18절)



  상제님께서 화천하시자 많은 종도가 떠나고 여섯 종도만이 남아 치상(治喪)했다. 이때 떠난 다른 종도와 달리 이 여섯 종도는 상제님에 대한 남다른 믿음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여섯 종도 중 한 명이 위 성구에 등장하는 김덕찬(1861~1938)이다. 김덕찬이 상제님을 따르게 된 시기는 정확하지 않으나 늦어도 1904(갑진)년 이전01으로 보인다. 그는 전주 용머리 부근에 거주했으며 상제님께서 화천하실 때까지 공사에 참여하며 상제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이런 그가 처음부터 상제님을 진실하게 따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상제님을 진실하게 따르게 된 데는 계기02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위 성구에서 상제님께서 그에게 일러주신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하라’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상제님께서 김덕찬에게 주신 이 가르침은 오늘날 인산수도(人山修道)하는 우리도 새겨야 하는 교훈이다. 그래서 상제님께서 김덕찬에게 이 말씀을 하시게 된 배경과 대인관계에서 서로 마음을 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 뜻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경』에 김덕찬에 관해서 서술한 구절을 살펴보면 그는 원래 사람의 말을 건성으로 듣는 습성과 거만함이 있었던 듯하다. 예를 들면, 그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그는 상제님께서 장사지내지 말라는 날에 끝내 장사를 지내려다 땅을 파는 곳마다 개미굴이 발견돼 결국 장사를 지내지 못한 적이 있었다.03 또 천지 공사에 참여 중인 최덕겸에게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부추겨 결국 상제님으로부터 최덕겸이 꾸중을 모시게 한 적도 있다.04 게다가 상제님을 대하는 김덕찬의 태도가 항상 거만했는데 하루는 상제님께서 공사 시에 일으킨 천둥과 우레에 두려움을 느끼고 이후에 상제님을 천신(天神)과 같이 공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05 상제님을 대하고 천지공사에 임하는 그의 자세가 이럴진대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했을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908년 어느 날까지도 김덕찬은 상제님의 말씀을 귀담아듣지 않고 잘 듣는 척 마음을 속이고 있었다. 상제님께서는 이것을 알아차리시고 그를 깨우쳐 주고자 하셨는지 그에게 용소리에 있는 김의관의 집에 가서 자고 오라고 명하셨다. 그러나 그는 김의관의 집 앞에서 술 취한 사람으로부터 심한 곤욕을 당하자 상제님 명을 받드는 것은 고사하고 그냥 돌아와서는 상제님께서 심부름 보낸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상제님께서는 이런 그에게 술을 권하고 달래시며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할 것이어늘 어찌 마음을 속이느냐”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그는 상제님께서 자신의 바르지 못한 습성과 진실하지 못한 마음을 꿰뚫어 보신다는 것을 깨닫고 상제님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극히 작은 일에도 진실하게 임하기 위해 언행을 삼가게 되었다.
  상제님께서는 종도들을 천지공사에 참여시키셨을 뿐만 아니라 종도들의 수도 차원에서 해원상생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가르침을 그들에게 주기도 하셨다. 김덕찬에게는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할 것이어늘’이라는 가르침을 주셔 그가 사람을 사귈 때 마음을 속이지 않고 마음을 통할 수 있도록 언행을 조심하게 만드신 것이다.
  상제님께서 김덕찬에게 주신 이 가르침은 대인관계, 특히 사람을 사귈 때의 자세를 말씀하신 것이다.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인간의 특성상 삶은 대인관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대인관계는 개인의 인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며 삶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기도 한다. 또 수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인관계가 원만하면 화합하여 수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갈등과 척이 생겨 수도의 목적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삶과 수도에서 중요한 대인관계는 친밀한 사이, 일회적 만남, 매일 보지만 어색한 관계, 가끔 만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관계 등 다양하다. 이중 사귄다는 것은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하게 지내는 사이를 의미한다. 즉, 친밀함을 형성하고 유지해야 하는 관계를 포괄한다고 할 수 있다. 만나는 모든 사람을 진실하게 대해야 하지만, 가족, 친지, 친구, 동료, 이웃, 선각과 후각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일수록 소중히 여겨 더욱 마음을 통해야 함을 상제님 말씀으로 알 수 있다.


▲ 단원풍속도첩, 김홍도, 조선 시대.



  사람을 사귈 때의 자세인 ‘마음을 통한다는 것’은 내면의 생각, 감정, 의도 등이 잘 전달돼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말한다. 또 상대방의 뜻을 지지하거나 한뜻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것은 사람과의 사귐에 관한 도전님의 말씀과 다르지 않다고 여겨지므로 그 말씀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전님께서는 “사람과의 사귐에 상대를 알고 나의 도리부터 먼저 바로 할 뿐이요”06라고 말씀하셨다. ‘상대를 안다’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아는 것이며 ‘도리부터 바로 하는 것’은 알게 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안다는 것’과 ‘도리를 다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그 마음 안에 있는 감정, 동기, 심리, 생각, 지향하는 뜻 등을 아는 것을 말한다. 오래된 부부일수록 배우자에 대해 잘 모르고, 성격 차이로 이혼하려는 부부들도 알고 보면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해 쌓인 오해와 불만이 그 원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은 상대방을 아는 것이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07 상대방을 아는 데는 상대에 관한 관심과 존중이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아가 상대방의 의중을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소통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 가족 간의 관계가 보이는 풍속도, 단원풍속도첩, 김홍도, 조선 시대.



  다음으로 ‘자신의 도리를 다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 즉, 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 선각에 대한 후각의 도리 등은 물론,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나아가 그 마음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고 격려해주는 언행을 말한다. 때때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도 그 마음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바르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상대방의 감정이 상하거나 불만이 쌓여가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귀찮다’, ‘힘들다’, ‘괜찮겠지’라는 안일함과 이기심, 임의대로 하고 싶은 오만함 등으로 인해서이다.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것은 이러한 자세를 극복하고 자신에게 다소 불편과 불이익이 따르더라도 상대방의 감정과 뜻에 부합하게 진실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에 맞출 수 없는 경우,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잘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 가족 간의 관계가 보이는 풍속도, 단원풍속도첩, 김홍도, 조선 시대.



  한편, 상대방이 나에 대해 알지 못하고 경우에 맞지 않게 행동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도리를 묵묵히 하는 것이 마음을 통하는 자세라 여겨진다.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탓하지 않고 과하게 대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하며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자신의 도리를 다하면서 상대에 관한 관심과 존중의 자세로 일관하는 것이다.
  『전경』에는 마음을 통하지 않는 사례가 등장한다. 우리는 이 사례를 통해 마음을 통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으며 마음을 통하지 않고 일방적일 때 척을 짓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순여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김자현을 무례하게 대하자 김자현은 박순여를 불쾌하게 여겼다. 박순여가 죽을병에 걸렸을 때 상제님께서는 김자현에게 박순여의 생사가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다고 하셨다. 김자현은 불쾌한 감정을 뒤로하고 그를 살려주시는 것이 옳다고 말씀드렸다.08 이 이야기에서 박순여는 자신의 무례한 언행으로 인해 김자현의 감정이 상하는 것을 몰랐을 수도 있고 알면서도 외면했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알지 못해도, 알면서 외면해도 척을 짓게 됨을 알 수 있다.
  박순여와 김자현의 이야기는 상대방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즉 마음을 통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한편으로는 상대방의 언행에 개의치 말고 자신의 할 도리를 하며 너그럽게 이해하고 나가라는 김자현에 대한 상제님의 가르침으로도 볼 수 있다.
  사람을 사귈 때 마음을 통하면 마음을 속이지 않게 되어 척을 짓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가 쌓이고 따뜻한 대인관계가 형성돼 삶이 더 행복해진다. 또 인격이 향상되고 화합과 상생을 이룸으로써 수도의 목적에 가까워진다. ‘상대방의 마음을 통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로 대인관계의 기본자세이며 인격 수양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공감과 소통이 필요한 시대, ‘마음을 통하라’는 상제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다양한 인연으로 맺어진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의 자세를 일깨운다.






01 『전경』에 김덕찬이 등장하는 구절 중 권지 1장 30절에 나오는 갑진년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가장 이른 시기임.
02 『전경』 교운 1장 23절에는 김덕찬이 거만한 태도를 보이다가 상제님의 권능을 본 후 상제님을 천신과 같이 공경한다는 내용이 있다.
03 권지 1장 30절 참고.
04 공사 3장 12절 참고.
05 교운 1장 23절 참고.
06 「도전님 훈시」(1986. 9. 28).
07 전현태, 『자존심』 (서울: 시간여행, 2011), p.185 참고.
08 제생 26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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