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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7년(2017)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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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엄마의 나무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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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나무지팡이
 
 

자양57 방면 교감 김정순

 
 
 
꽃다운 열여덟살 시집오던날
동갑내기 신랑 얼굴을 처음 보셨다는 엄마
 
시조부모, 시부모 층층시하에서 손부로 며느리로 대가족을 건사하시며
살아온 날들의 흔적은 휘어진 허리와 곱디곱던 얼굴에 주름살로 간직하신 엄마
 
그 허리로 집 뒤 산전을 일구시며 봄부터 가을까지 뙤약볕과 비바람맞아
구슬땀에 옷적셔도힘들단 말씀대신 운동삼아 한다며 걱정말라 하시는 엄마
 
잘 영글고 이쁜것들만 골라
까만봉지 하얀봉지에 담아
오남매 집집마다 부치시곤 부분틀니 드러내시며 기분좋게 전화해 주시는 엄마
 
젊은시절 동갑내기 신랑을 먼저 떠나보내시고
혹 백세를 바라보는 시어머니보다 먼저 떠나시게 될까봐 그래서 당신의
책무를 완수하지 못할까봐 걱정하시는 엄마
 
따스한 봄날 그런 엄마를 응원이라도 하듯
아버지 떠나신후 처음으로 찾아온 제비,
마치 돌아가신 아버지가 오신듯 반가워하시며 제비가 돌아가는 날까지
엄마와 제비는 서로의 벗이 되어 있었습니다
 
50년된 기와집을 허물고 양옥으로 새로 지은 이후로 20여년간
한번도 온적이 없었던 제비가 오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우리 친정집으로 들어서는 마을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고
그 옆에 엄마가 형님이라 부르는 아지매 한분이 살고 계십니다
 
그 아지매가 어느날
느티나무 밑에서 마주친 엄마한테 "문계댁이! 우리집에 제비가 집을 지으려고
논흙을 자꾸 물어나르는 통에 집이 얼마나 지저분해지는지,
그렇게 쫓아내는데도 자꾸 날아들어 고마 성가셔 못살겠네" 하셨고
엄마는 “아이고 형님요! 그럼 우리집으로 가라고 하소. 지는 제비 오면 좋니더”
하셨답니다
그런데 그 이튿날 제비가 어른들의 말을 알아들은듯 신기하게도
친정집으로 날아왔답니다
 
제비를 보신 엄마는 너무 반가워 “아이고 제비가 우리집으로 왔구나!
우리집에 집 지어라~~!!”하셨고 ,산란이 급했는지 제비부부는 분주히
집재료를 물어나르더니 3일만에 뚝딱 집을 완성하더랍니다
 
 
 
 
그리곤 둥지안에 며칠 앉아있나 싶더니 어느새 새끼를 까고,
쩍쩍 벌린 새끼들의 입에 제비부부가 번갈아 먹이를 넣어주고,
이런모습을 들며나며 지켜보던 엄마가
“먹이 물고 왔네. 얼른 받아먹어라~~!!”하며
새끼제비들한테 한마디씩 던지기도 하셨답니다.
 
해질녘이면 늘 마당위 전깃줄에 홀로 앉은 한마리의 제비를 보곤 ‘급히 짓느라
집이 작아 애비는 둥지에서 같이 잠을 못자는구나’하는 짠한 맘까지 내시며…
 
이렇게 제비가족들의 일상을 당신 손주 보듯 사랑스럽게 지켜보시던 어느날
 
집 뒤 밭에서 풀을 메고 계시는데
제비 네마리가 엄마 머리위 하늘을 빙빙 돌더랍니다
 
순간 엄마는 ‘아하 우리집 제비들이 간다고 인사하러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오냐 벌써 가나? 잘 가거라~내년 봄에 또 오너라~~~”라는 인사말과 함께
손까지 흔들어 보이셨답니다
 
그렇게 제비들과의 행복한 동거가 끝나고 봄날의 동화같은
추억하나가 만들어졌답니다
 
어느덧 팔순을 바라보시는 연세에
산전 일구는 일이 지겨울법도 하시건만
자식들, 동기간한테 푸성귀라도 나눠주시고픈 맘에 오늘도 산전을 향하는
엄마의 나무지팡이는 즐거운 걸음을 재촉합니다
 
짠한듯 아름다운 당신이 걸어오신길 그 앞길엔 행복의 향기가 가득하길 응원합니다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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