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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7년(2017)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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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소명(召命)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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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召命)의식
 
 
총무부차장 교감 김재현
 
 
 
  ‘소명(calling)’은 원래 종교적 개념으로서 신(神)의 부름을 받은 일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던 것이 차츰 일반화되어 개인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하고 그것에 헌신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발전했다.01 여기에 소명의식과 관련된 프랑스 우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페귀는 샤르트르에 가던 중 한 남자가 도로 가장자리에서 커다란 망치로 바위를 깨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불행이, 그의 동작에는 분노가 어려 있었다. 페귀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지금 뭘 하는 거요?” 남자는 대답했다. “보면 몰라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 힘들고 바보 같은 일뿐이라서 말이오.” 조금 더 멀리 가자 다른 남자가 역시 바위를 깨고 있었다. 이 사람의 얼굴은 평온했으며 동작은 균형이 잡혀 있었다. 페귀는 그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 뭘 하는 거요?” 남자가 대답했다. “이 일은 몹시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야외에서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요. 돈도 벌 수 있고요.” 거기서 더 멀리 갔더니 세 번째 남자가 또 바위를 쪼개고 있었는데, 얼굴이 행복감으로 환하게 빛났다.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바위를 깼고, 깨진 조각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페귀는 물었다. “지금 뭘 하는 거요?” 남자가 대답했다. “전 지금 대성당을 짓고 있습니다!”02
 
 
  사람은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대하는 자세나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마련이다. 관점에 따라 세 부류로 나누어보면, 위의 우화에 등장한 앞의 두 사람처럼 첫 번째는 자기의 일을 단순히 직업으로만 인식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일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다른 것을 즐기는 데 필요한 자원 획득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자기 일을 경력을 쌓는 수단으로 생각하여 그일에 많은 투자를 하며 조직 내에서의 승진을 중요시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일은 직장 내에서 수입, 사회적 지위, 권력, 명성을 최대화하는 수단이다. 세 번째는 자기의 일을 소명으로 인식하여 자신의 삶과 구별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은 일을 통해 깊은 성취감을 얻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함을 잃지 않는다.
 
▲ 본전 기와 작업
 

  이처럼 일을 대하는 자세나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은 직업의 특성보다는 그 일이 갖는 의미를 인식하는 틀이 저마다 다른 데서 비롯된다. 치과의사가 자기 일을 직업으로만 인식한다면 그에게 있어 치과 치료는 환자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숭고한 일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온종일 남의 입 냄새를 맡아야만 하는 힘든 노동일 뿐이다. 반면 청소부가 자기 일을 소명으로 인식한다면 자기 일이 세상을 더 깨끗하고 건강한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소명의식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의 소명의식은 중요하다. 여러 가지 직업 중에 최고의 전문직은 종교의 교직자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의 소명의식이 부족하다면 종교를 빙자하여 장사하는 것에 불과하다. 도전님께서 “고도의 물질문명도 인간 정신의 황폐화를 막지 못하면 그 문명은 파멸을 면치 못한다는 것은 동서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날로 이 물질 위주의 현세주의로 우리 생활의 풍토를 삭막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으므로 우리 도인들이 앞장서서 물질적 성장만큼 중요한 정신적 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욱 그 어느 때보다도 종교인의 소명의식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03라고 말씀해 주셨다.
  ‘일에는 하느님을 섬기는 일보다 더 큰 일이 없고, 행함에는 도(道)를 행하는 것보다 더 귀함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인사(人事)에서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큰일은 상제님을 섬기는 일이다. 상제님께 성(誠)·경(敬)·신(信)을 다하는 것은 인도(人道)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나아가 상제님을 섬기는 실천적 측면으로 상제님의 뜻을 받드는 일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필자는 얼마전 직접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동참한 적이 있다. 양위 상제님과 천지신명을 모신 본부도장 영대(靈臺) 지붕의 기와를 교체하는 영광스러운 작업에 참여했다. 7월의 무더위와 기와 복사열에 쉴 새 없이 땀을 흘렸고, 온몸이 진흙 범벅이었지만, 작업에 참여한 누구 한 사람 불평 한마디 없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종단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우리는 조상님의 60년 공력의 결정체로 상제님의 부름을 받고 대순진리를 펴기 위해 이곳에 왔다. 도인들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도의 일에 임할 때 앎을 얻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이며, 보이는 만큼 깨닫고, 깨달은 만큼 성심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성심(誠心)이 바탕이 되어 대순진리를 바르게 수도해 나갈 때 도통진경(道通眞境)에 이를 수 있다.
 
 
 

01 네이버 지식백과, 심리학용어사전(2014. 4).
02 보리스 시륄닉, 『벼랑 끝에 선 사랑을 이야기하다』, 이재형 옮김 (파주: 새물결, 2009), p.36.
03  ≪대순회보≫ 2호,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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