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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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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다시 보는 영화《매트릭스》: ‘사랑’을 선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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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대순문예공모전 산문부문 장려


다시 보는 영화《매트릭스》: ‘사랑’을 선택하기



서초4 방면 선무 박수동




  개봉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매트릭스》 시리즈(1ㆍ2ㆍ3편, 1999~2003)는 지금 다시 봐도 명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촬영기법이나 그래픽, 액션 등은 최근 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으며, 무엇보다 영화에 담긴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메시지는 볼 때마다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고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영역을 대신하고 있는 이 시대에, 과연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면에서 이 영화는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매트릭스에 대한 철학적 종교적 논의는 수없이 많지만 수도인인 내게 이 영화는 상제님의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하였다.



컴퓨터 코딩으로 만들어진 의식 세계
  매트릭스에는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 두 개의 현실이 있다. 실제 세계는 2099년 미래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암울한 현실이고, 가상의 세계 즉, 매트릭스는 현재 우리가 사는 현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공지능이 컴퓨터 코딩과 데이터로 만든 가짜 현실이다. 실제 암울한 현실에서 인간의 육체는 기계에서 배양되고 의식은 매트릭스 속에 갇힌 채 살아간다. 기계는 매트릭스를 이용해 인간의 의식을 통제하면서 그 육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매트릭스 세상은 컴퓨터 코딩이기 때문에 사실 이 세계의 법칙은 얼마든지 깨뜨리거나 초월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 사는 인간들은 의식이 제한된 법칙만을 따르도록 통제받기 때문에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날 생각조차 못 한 채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일부 사람들은 무언가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주인공 네오도 그랬고 그의 선각자 모피어스나 그의 연인이 되는 트리니티도 그랬다. 네오를 각성시키기 위해 실제 현실에서 가상 세계로 넘어 온 모피어스는 빨간약과 파란약을 내밀며 매트릭스와 현실의 삶 중에 선택을 요구한다.




  네오는 매트릭스에서 유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살았지만, 항상 불안하고 미칠 것 같은 느낌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네오는 빨간약을 선택한다. 하지만 빨간약의 세계는 매트릭스에서처럼 편안하고 아늑하지 않다. 기계에 저항하며 인간 생존자로 사는 냉혹한 현실에는 더 이상 맛있는 음식도, 괜찮은 잠자리나 옷도 없다. 네오는 모피어스의 도움으로 매트릭스의 법칙을 모두 통달하고 감시자 스미스 요원과 싸우는 과정을 거치며 남다른 능력을 깨닫는다.
  영화에 나오는 이러한 세계의 설정은 우리에게 어떤 각성을 일으킨다.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이 매트릭스가 아닐까? 먹고 사는 일에 집중하며 세속적인 부와 성공을 좇는 지금의 삶이 실제일까?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다른 진실이 있는데 우린 진실을 모른 채, 그저 다른 사람들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건 아닐까. 특히 수도인이라면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심우도의 첫 번째 그림 ‘심심유오’의 동자처럼 말이다.
  선각을 만나고 입도를 하는 과정은 네오와 모피어스의 만남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선각을 만나 용기를 내어 빨간약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 땅에 하느님이 오셨고 우주의 원리를 바꾸는 천지공사를 보셨다는 사실은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제님의 뜻을 따라 이 길을 가기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네오처럼 이미 예전에 이 길을 선택했고, 또한 그 여정과 비슷한 길을 이미 가 본 적이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영화 2편 《매트릭스: 리로디드》에서 네오는 사실 이전에 무너진 다섯 번의 매트릭스에 이어 여섯 번째 버전의 진화된 네오다. 그 모든 매트릭스 버전과 네오의 모든 만남과 삶은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예정된 것이었다. 영화와 설정은 다르지만 “삼생의 인연이 있어야 나를 좇으리라”는 말씀처럼 어쩌면 우리는 이미 몇 번의 생을 통해 상제님의 진리를 찾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우린 이미 그 길의 초기 버전을 경험해보았고, 실패도 해보았으며, 그러면서 의식이 진화되었고, 그래서 지금 여기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




새로운 미래를 여는 변수, ‘사랑’을 선택하기
  한편, 그 예정된 길에서 매번 그 세부적인 결과나 과정이 달라지는 것은 네오의 ‘선택’ 때문이다. 주어지는 여러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경로가 생기고, 새로운 가능성이 생기고, 새로운 미래가 열리게 된다. 이 여섯 번째 버전의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트리니티를 향한 ‘사랑’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선택을 한다. 사랑은 균형의 방정식을 깨고 돌연변이를 만드는 변수 역할을 한다.
  기존의 컴퓨터 알고리즘대로라면 네오는 매트릭스의 창조자 아키텍트가 제시한 두 개의 선택지 ① 트리니티를 죽게 두고 매트릭스 과정을 완성하여 그나마 남은 인류 생존을 유지하는 길, ②트리니티를 살리되 매트릭스 과정이 연결되지 못해 모든 인류가 멸망하는 길 중에서 ①번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네오는 트리니티를 살리는 길을 선택한다. 인류 구원이란 대의명분 대신 사랑하는 한 사람을 살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아키텍트는 그런 네오를 보며 허망한 희망이라며 비웃지만 궁극적으로 그의 선택은 기계와의 전쟁을 끝내고 인류의 평화가 도래하는 미래를 가져오게 된다.
  수도인에게 ‘대인대의’는 필수 요소이다. 크게 인하고 크게 의하는 것은 결국 서로를 아껴주고 잘 대해주는 사랑의 마음을 널리 확장하여 쓰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사랑의 마음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한다. 상제님께서 냇물에 나뭇가지를 대어 개미를 건네주시고, 사냥꾼의 총을 멈추게 하여 새를 살려주시는 등 생명을 소중히 하신 것부터 오랜 흉년으로 힘들어하는 농민의 삶을 몸소 체험하시고, 그 고통을 공감하시는 등 상제님께서 행하신 기적이나 천지공사 같은 우주적 역사에는 바로 그런 사랑이 바탕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천지와 같이 넓은 마음을 키워 모든 창생을 사랑하는 경지로 가야겠지만 그 시작은 내 옆에 있는 사람, 가족 등 주변 사람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상황에서 어떤 대단한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때 나의 사랑이 필요한 상대에게 그걸 베푸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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