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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2년(2012)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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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이유곤 도사와 대만 학자들의 대순진리회 방문

이유곤 도사와 대만 학자들의 대순진리회 방문

 

 

 

연구위원 류병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우연히 지나가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인연의 법칙에 의해 만나고 헤어진다는 의미이다. 이번 이유곤(李游坤) 도사 일행이 대순진리회의 도장을 방문하는 일주일 동안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면서 느낀 점은 도에 인연이 되어서 만나는 사람은 정말로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삼생의 인연이 있어야 나를 좇으리라는 상제님의 말씀처럼 그냥 손님으로 왔다는 느낌보다는 만날 사람을 만났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이유곤 도사와 대순진리회의 인연은 2006년 세계종교지도자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만 도교단체인 ‘정일도교단심홍도회(正一道敎丹心弘道會)’의 대표로 참석한 이유곤 도사는 한국의 많은 종교 단체 중 대순진리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후 몇 번에 걸쳐 도장을 방문, 입도식과 치성 참석을 체험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그 인연의 끈은 다시 대만 국립정치대학(國立政治大學) 종교 연구소 이풍무(李靊楙) 교수와 소장 황백기(黃柏棋) 교수에게 이어졌다. 특히 이풍무 교수는 『전경』을 중문(中文) 번체본(繁體本)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2012년 5월 25일 대만 정치대학교에서 전경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었다. 이 행사에는 여주본부도장 원장을 비롯하여 감사원, 중앙종의회, 종무원 임원 및 대진대학교 대순종학과 교수진 그리고 한국종교학회 회장 등 5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풍무 교수는 『전경』을 번역한 후 그 종교에 대한 체험이 없는 상태에서 번역이 이루어진 것을 몹시 아쉬워하며 대순진리회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하였다. 이에 여주본부도장의 초대로 이유곤 도사 내외분과 자녀 부부, 황백기 교수, 이풍무 교수 내외분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우리들의 만남은 2012년 7월 16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이루어졌다. 서투른 말로 “您好,冘到您很高兴(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하며 첫 인사를 나눴다. 그분들도 “안녕하세요.” 하며 한국말로 답해 주었다. 처음 일정이 금강산 토성수련도장으로 잡혀 있었기 때문에 차량으로 토성도장을 행해 출발했다. 손님들의 여독을 풀어 주기 위해 짐을 풀고 조용히 첫날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금강산 토성수련도장 영대 참배를 하였다. 그리고 영대 참배 시에 한복을 입고 배례를 드리기 위해 교무부장의 구령으로 열심히 연습을 했다. 몸이 불편한 이유곤 도사의 부인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따라했다. 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면서 정성껏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한 종교의 대표자가 다른 종교의 의식을 열심히 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 텐데,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따라하던 이풍무 교수가 갑자기 지금의 이 상황을 명상으로 먼저 보았다며 신기해 했다. 초청으로 왔다 할지라도 영대배례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도와 인연이 많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대 배례 후에 미륵불과 도장을 관람했고 도전님 능소에도 들렀다. 그분들은 먼저 도장의 규모에 놀라고, 도장이 단기간에 건설되었다는 것에 더욱 놀라워 했다. 도장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도의 전반을 이끌어 주셨던 도전님에 대해 궁금해 했다. 도장 참배 후에 이풍무 교수는 자신이 『전경』을 감수하면서 풀리지 않았던 가장 큰 의문 가운데 하나가 종통이었는데, 도장 참배를 하면서 종통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고 했다.

  다음날 여주본부도장을 방문한 이유곤 도사 일행은 신축회관 국제회의실에서는 오전 9시부터 교무부 연구위원들과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서는 대순진리회 도장을 방문한 소감과 인사말이 있었고, 이어 연구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 있었다. 다음은 좌담회 관련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_황백기 교수(정치대학 종교 연구소 소장)

  이번에 이렇게 대순진리회를 방문하여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해 대순진리회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도장을 참관하면서 대순진리회 도장의 건축 양식에서 한국적인 미를 느꼈습니다. 또한 대순진리회에서 표방하는 해원상생의 사상은 대만이나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는 사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원과 한이 쌓임으로써 많은 재화를 낳았고 결국 인류가 진멸할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새로운 변혁을 꾀할 수밖에 없다는 사상은 해원상생의 가치를 알게 하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시대에 해원상생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사상이라 생각되며, 이런 이유로 대순진리회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종단이라고 생각합니다.

 

 

_이풍무 교수(정치대학 종교 연구소 교수)

  저는 2006년에 이유곤 도사를 통해 대순진리회에 관한 내용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에 이유곤 도사는 대순진리회를 방문한 이후 많은 감명을 받은 사실을 말해 주었으며, 저 또한 대순진리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0년 8월에 번체본 『전경』의 감수를 제의 받아 2012년 4월 말경에 감수와 편집 작업을 마쳤습니다. 감수하면서 저는 반복적으로 『전경』의 내용을 보았습니다. 이때 제가 느낀 점은 한국의 전통 사상이 살아 있음은 물론 개벽과 미래에 대한 예시 등의 새로운 사상이 한국의 전통적 사상과 조화를 이루며 잘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한국의 대순진리회는 전통적인 유불선의 교의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 속에 고유한 한국의 문화적 전통을 잘 담아냄으로써 한국 문화의 특징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는 종교라고 생각됩니다. 이렇듯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성이 잘 어우러진 종교야말로 21세기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종교라고 생각됩니다.

 

 

_이유곤 도사(단심종단 대표)

  저는 2006년에 대순진리회를 처음 접한 이후, 여러 번 도장을 방문했지만 이번에 이렇게 도장을 다시 참배하게 되니 마치 고향집을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2012년 5월 대순진리회 전경 번체본 출판기념회에서 부족하나마 대순진리회의 교의 내용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순진리회의 종지와 신조 등에서 보여지는 내용은 도교의 교의와 부분적으로 상통하는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순진리회의 핵심 교리인 ‘해원상생’의 진리에 대해 저는 많이 공감하고 있으며, 생활 속에서 그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성대히 저희를 환영해 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 질의와 답변

  대순진리회에 대해 신종교, 민족종교라는 인식을 갖거나 호칭을 쓰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_이풍무 교수

  저는 도교의 변천 상황을 예로 들어 이 질의에 대한 답을 대신할까 합니다. 도교는 그 변천사를 통해 볼 때 많은 분파 계열이 존재하고 있지만, 크게 정일교와 전진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중 전진교의 상황을 보게 되면, 전진교는 사실 도교에서의 개혁파라 할 수 있으며, 기존 도교가 지닌 형식을 타파하여 새로운 체계를 수립한 신(新)도교라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진교는 당시의 시대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종교적 체계를 세우기 위해 기존의 도교가 지닌 구습적인 모습을 탈피하였으며, 이것이 큰 성공을 이루어 오늘날까지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 있어 기존의 도교는 시대의 이념에 부합한다기보다는 정통성을 지키는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아마도 전통적인 양식으로 ‘도교 의례’를 전수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전진교는 시대에 부합하여 기존 도교의 틀을 타파하여 새로운 종교 이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며, 정일교는 도교의 정통성을 전승하면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순진리회를 민족종교로 인식하는 여부에 관한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대순진리회는 그 교리와 실천 수도의 내용을 볼 때, 전통성과 현대성이 잘 어우러진 종교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실천 수도의 여러 가지 덕목을 통해 볼 때, 대순진리회에서는 생활 속에서의 실천 수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종교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되며 이는 현대인에게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 또한 대순진리회의 핵심 사상인 해원상생의 진리는 전통과 현대는 물론 국경을 초월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순진리회는 한국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세계적인 사상과 이념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세계를 향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_황백기 교수

  방금 이풍무 교수께서 도교의 상황을 예로 들어 전통종교와 신종교에 대한 관계를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좀 더 범위를 넓혀 문제를 보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대신할까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신앙하고 있는 기독교를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전통종교라기 보다는 유태교로부터 분파한 신종교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불교 또한 상황은 기독교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석가모니의 열반 이후 불교의 분파는 처음에는 소수의 분파로 나누어지다가 현대에 이르러 보다 많은 분파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기존의 종교들이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발전해 올 수 있었던 요인은 그 중심 사상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독교에서는 ‘사랑’을 교리의 핵심 사상으로 삼고 있으며, 불교에서는 삶의 고를 넘어서는 ‘해탈’을 강조합니다. 이렇듯 사랑이나 해탈의 사상은 지역과 인종을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상이기에 종교가 발전해 갈 수 있는 구심점의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대순진리회의 핵심 사상인 ‘해원상생’의 진리 또한 초월의 정신이 깃든 사상이기에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다고 보여지며, 이는 또한 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상이므로 대순진리회가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해 나가는데 구심점의 의미를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무부 연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좌담회는 종교적인 관심과 질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으며 뜨거운 열기는 주어진 시간을 훨씬 넘긴 후에야 끝났다. 좌담회 후에 일행은 한복을 입고 여주본부도장 영대 참배를 했고 청계탑과 돌병풍 그리고 심우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대순진리회 복지재단을 방문한 일행은 여주본부도장 원장 윤은도 선감과의 만남을 가졌다. 초청에 대한 감사와 대만 『전경』 출판에 대한 노고에 대한 감사말이 이어졌고 상호 간의 협력에 의한 종교적인 교류와 상호 발전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어 복지재단에서 준비한 만찬에 초대된 일행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성찬에 감격해 했다. 전날 토성도장에서도 검소하게 직접 준비한 점심을 대접 받았던 것에 대해 고마워했던 터에 또 다시 G20 정상회담을 준비했었던 김○○ 교감(복지법인 식당 조리장)의 솜씨에 놀라워했다. 대만에서는 정말 소중한 사람은 자신의 집에 초대해서 직접 음식을 함께 나눈다고 했다. 화려한 솜씨와 맛도 일품이었지만 도인들이 들인 정성이 이들을 더욱 감격하게 했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준 배려에 고마워했다.

  다음 일정으로 준비된 것은 한국 문화체험의 일환인 여수엑스포였다. 전날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지 못했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인산인해였다. 여수엑스포의 인기관인 아쿠아리움(수족관)을 통해 많은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관람한 곳은 주제관으로 인간에게 바다가 가지는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인간과 바다의 상생을 통한 희망적인 미래를 제시하고 있었다. 이어 한국관과 기후환경관을 관람했는데, 각 관마다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 좋았다. 관람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IT산업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고 상제님께서 우리나라를 상등국으로 만드시는 공사가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만분들도 각 관들을 관람하며 한국의 IT의 발전에 놀라워했고 일정한 사상을 담고 있어서 좋다고 했다.

  일행들은 많은 인파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도 한국 방문을 통해 하나라도 더 체험해 보려고 했다. 가장 하이라이트인 ‘빅오쇼’를 보기 위해 이른 시간에 갔는데도 자리는 이미 꽉 차 있었다. 빅오는 거대한 바다(Big Ocean)를 의미한다. 바다 위에 우뚝 서 있는 O자 모양의 디오(The O)와 해상분수가 어우러지는 물과 불, 빛과 레이저를 통한 바다의 이야기였다. 화려한 쇼의 아름다움보다는 상극적인 물과 불이 상생으로 어우러지는 것과 바다와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더욱 좋았다. 오랜 기다림을 잊게 해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 같았다.

  7월 20일에는 낙안읍성을 찾았다. 여수엑스포가 현재 한국의 생동적인 모습이라면 이곳은 옛날 한국의 정적인 모습을 담고 있었다. 낙안읍성 길을 따라 돌아보는 경치는 조용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도중에 구례 화엄사를 들러 한국 사찰을 관람한 일행은 다음 일정길에 올랐다.

  7월 21일은 대진대학교를 방문했다. 대진대학교 부총장과 교무부장 그리고 대순종학과 교수인 박용철 교감, 고남식 교감과 일행이 함께 했다. 먼저 대진대학교 소개 영상을 시청한 후 부총장은 대진대학교의 연혁 및 교책연구소와 대순사상학술원에 대해 소개하였고, 황백기 소장은 대만 정치대학이 대만대학에 비견되는 명문대학으로 공립대학 중 유일하게 종교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대학으로 기독교·불교·도교·일관도 등의 종교 단체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많은 담화가 오고 갔지만 대진대학교와 정치대학교 간의 교류를 통하여 양교 및 종단과의 발전적 관계를 모색하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이풍무 교수는 동남아시아 학술과 관련하여 현재 여러 종교단체들과 연구를 진행 중인데 대순진리회에 대해서 인터넷 및 오프라인 상의 홍보에 주력해서 양교 및 종단과 종교·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유곤 도사는 양국 간의 교류로 모두가 신선이 곧 될 것 같다는 말로 좌중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교무부장은 ‘소중한 인연은 사람의 인연’이라는 한국 속담을 예로 들면서 이 인연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나비효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과 대만 측의 적극적인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담화 후에 부총장의 제의에 따라 대진대학교의 각 건물을 돌아보았는데, 도장 및 학교가 도인들의 손으로 빠르게 지어졌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대순종학관 건물에서는 기도실을 관람하였다. 기도실에서 법좌하는 요령과 기도 모시는 방법 등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부총장과의 오찬을 통해 양교 간의 한층 깊은 교류 협력을 다지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마지막 일정은 서울이었다. 종묘를 방문한 일행은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것에 놀라워했다. 한국의 종묘는 중국이나 베트남과 달리 건물과 더불어 제례와 제례악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1995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대만분들은 자신들이 세계 어디를 다녀봤지만 한국처럼 왕과 왕비에게 제사 지내 주는 것을 본적이 없다면서 한국은 정말 신명을 잘 대접하는 민족인 것 같다고 했다. 상제님께서 “조선과 같이 신명을 잘 대접하는 곳이 이 세상에 없도다.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고자 제각기 소원에 따라 부족함이 없이 받들어 줄 것이므로 도인들은 천하사에만 아무 거리낌 없이 종사하게 되리라.” (교법 3장 22절)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 어느덧 6박 7일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사람은 말로써만 교감하는 것이 아닌지 많은 말을 나누지는 못하였지만 헤어짐을 앞에 두니 가슴 한 켠에 서움함이 가득했다. 대만분들도 손을 꽉 잡으며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고, 아쉬움을 연신 돌아보면서 손을 흔드는 것으로 대신했다. 6박 7일 동안 느낀 점은 대만분들이 정말로 겸손하다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석학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항상 남의 의견을 먼저 경청했으며 자신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존중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한 종단의 대표이면서도 대순진리회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와 적극적인 종교체험, 그리고 수수한 마음가짐 등. 나는 오히려 나의 수도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했다. 『전경』에서 상제님께서 “개문납객(開門納客)에 기수기연(其數其然)이라 하나니 사람의 집에 손님이 많이 와야 하나니라.”(공사 3장 36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수도인들의 열린 마음가짐으로 많은 인연자들이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의 영향력 있는 인연자들이 상제님의 덕화로 드나드는 ‘세계포덕’이 멀지 않다는 희망과 나 자신도 이제는 부지런히 수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대만의 정치대학 종교연구소 교수이신 이풍무 박사가 보내온 대순진리회 참관기의 내용이다.

 

 

● 한국 대순진리회 참관기

_이풍무 /대만 정치대학 종교연구소 교수

 

  일주일간 대순진리회의 여주본부도장, 금강산 토성수련도장, 대진대학과 대순진리회 복지재단 노인전문병원을 직접 방문·참관하였으며, 그 외에 해양박물관과 낙안읍성을 비롯한 여러 명승지를 둘러보았는데 이는 종교학자인 내게 있어 쉽사리 접하기 어려운 귀한 경험이었다. 이번에 대순진리회의 종교적 발전 상황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의 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여주본부도장의 적극적인 도움과 배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일주일의 알찬 참관 일정을 마련해 주신 김욱 부장을 비롯하여 참관 일정을 함께 해 주신 박마리아 박사 등 여러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이번 종교여정은 내게 잊지 못할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의 일정이긴 했으나 내게 남겨진 기본적인 인상으로 동아시아 신종교의 하나인 대순진리회를 탐구해 보는 의미로 이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다음번에는 보다 더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대략 세 가지 면에서의 참관 소감과 앞으로의 대순진리회에 기대하는 바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한다.

 

 

1. 창도자의 종교적 카리스마와 사명

  이번에 영대에 올라가 구천상제님과 옥황상제님께 배례를 드릴 수 있었음은 큰 행운이었다. 일행은 또한 토성도장을 참배하여 도전님의 능에서 예를 올리기도 하였는데 이는 특별한 종교 경험이었다. 구천상제님과 옥황상제님 그리고 도전님께서는 대순진리회의 바탕이 되는 분이자 훌륭한 선각자로서, 종통 계승을 통해 약 백 년의 기간에 걸쳐 신종교를 창건하셨다. 이는 외부적인 형식 면에서 내부적인 체제에 이르기까지 종교적 영도자의 인격적 매력이 구현됨을 시사하고 있으며, 구천상제님과 옥황상제님 그리고 도전님께서는 대순진리회 창건의 바탕이자 구심점으로서 각자의 역할이 계셨다고 생각된다. 종교가 창건되는 역동적 에너지는 매우 중요한 시대적 변란의 시점에 종교적 영도자의 감화력이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를 도교적 종교 용어로 표현하자면 ‘응겁도인(應劫度人)’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시운(時運)에 맞는 종교적 지혜로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구천상제님과 옥황상제님 그리고 도전님의 강세와 탄강은 겁난의 시기와 상응하고 있는데, 이는 구세의 사명과 직접적인 연결점을 갖는 것이며, 이러한 겁기(劫期) 중에 연(緣)을 지닌 도인들은 상제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대순진리회에 있어 구천상제님, 옥황상제님 그리고 도전님은 성스럽고도 존귀한 자리에 계시며, 서로 다른 단계에서 그에 상응하는 종교적 사명을 완성하셨다. 또한 이로써 교문의 도인들을 적시에 도화(度化) 하시고, 광제창생의 문을 여신 것이라 생각된다. 영대에 모셔진 양위 상제님에 대한 숭배와 다른 많은 종교적 성적(聖蹟)은 모든 도인들이 응집할 수 있는 신성의 표식이라 생각되는데 실제의 참배 상황에서 그러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2. 종교적 교의의 응시성

  출발 전에 『전경』을 통해 초보적인 교의적 체험을 한 바 있는데, 이와 더불어 도장을 참배한 이후 실제적으로 보고 들은 것을 종합해 볼 때, 그 모두가 대순진리회에서 표방하는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양대 진리를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은 대한민국의 사회적 상황에 부응됨을 현저히 드러내고 있다고 보여진다. 해원과 보은의 종교적 도덕(道德)은 구천상제님과 옥황상제님 그리고 도전님께서 모두 응시응운의 시기에 부응하고 계심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로써 시대가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해원과 보은의 진리로써 한 집안 또한 각각의 개인이 실천수도를 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신종교의 원활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로써 각자가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근대의 동아시아 세계, 특히 근·현대의 한국은 역사적 변화의 경험 속에서 동아시아 및 세계 정세의 거변과 마주하였으며, 이는 한민족의 집체적 명운과도 연관되므로 구천상제님, 옥황상제님 그리고 도전님께서는 이러한 시국을 경험하시면서 가정과 국가의 생존지도를 강조하셨다. 목전에 현대화 사회에서 도인들의 정신적인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증강된 한국의 국력과 국제화의 발전대세에 부응하기 위해 대순진리회가 또 다른 전형의 시기를 맞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교의로부터 실천에 이르기까지 해원과 보은의 종교적 정신을 실현하는 바로써 장구한 도를 증명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3. 도장 건축의 민족성

  『대순진리회요람』에서 본 바 있는 도장에 대한 인상으로 한국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는데 실제 참관 후에는 신종교의 전승이 인증되는 듯 느껴졌다. 근대 이래 약 백 년의 기간에 걸쳐 성공한 종교로 성장했던 것은 전통 문화의 정수를 창조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동아시아 국가는 현대화의 과정에서 서방화의 문화적 충격에 맞서야 했는데, 이에 의한 이익과 폐단으로 인해 민족 문화의 존재와 가치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대순진리회는 신종교로서 종교적인 동방주의를 견지하는 문화적 가치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 예로서는 도장의 외재적인 구조적 상황을 들 수 있고, 내재적인 면으로서는 심신의 수행을 말할 수 있다. 도장 참관 시에 도전님의 구상으로 도장 건축의 계획과 규모 모두가 정해졌으며, 도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도장 건립이 완성된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이는 실로 종교단체 응집력의 불가사의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전체적인 면에서 세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의 총체적 설계와, 적게는 동량주석(棟梁柱石) 단청의 세세한 부분에 이르는 도장의 내·외적인 면 모두에서 대한민국의 문화 전통을 바탕으로 한 미학을 엿볼 수 있었다. 서양주의 아래의 한국 신교파와 비교해 볼 때, 대순진리회가 백 년의 기간 동안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민족정신이 종교적인 동방주의로 실현되고 실천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곧 참배와 공부 그리고 연수 시에 착용하는 한복과 주문 봉송, 법좌 등에서 보여지는 심신의 수행방식은 종교 생활이 현대사회와 결합을 이루고 상보상제(相輔)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신세기의 도인들이 종교지도(宗敎之道)를 문화회귀의 정신적 원향(原鄕)으로 귀결하여 현대인의 문화적 향수를 만족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도장 참배와 대진 대학 참관 외에, 일주간의 다소 총망한 일정으로 잘 보존된 한국 전통 문화의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조선왕조의 제전의례에서부터 낙안읍성 중에 보존되어 있는 민가의 소박하고도 평안한 생활 상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외에도 수도 서울의 발전된 모습 중에 녹화가 강조된 면에서부터 여수 해양 엑스포의 참관을 통해 한국의 현대화 성과를 엿볼 수 있는 계기를 가졌다. 비록 마치 말 위에서 꽃을 감상하듯 총망(悤忙)한 일정이었지만 대순진리회가 능히 큰 발전을 이룬 사회적 동력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또한 이미 완성된 현대 한국의 모습이기도 하였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대표적인 신종교인 대순진리회는 미래에 더욱 기대되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종교적 청사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되며 이는 또한 종교학자로서 매우 관심이 가는 점이기도 하다. 이와 연관하여 대순진리회에 대한 필자의 기대하는 바를 몇 자 적고자 한다.

 

 

1. 교학체계의 수립

  신종교는 교단 내부에 완전한 교학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데, 대순진리회 본부 도장에는 교무부, 연구소 등이 있으며, 대순진리회는 또한 대진대학이라는 현대 교육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필자는 좌담회와 참관 과정 중에 젊고 유능하며 우수한 인재들의 역량을 느낄 수 있었다. 창교 전후의 『전경』의 교의와, 양위 상제님 그리고 도전님께서 이룩하신 전반적인 업적의 바탕 위에서, 도인들은 종단의 안정된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인재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신학 체계를 정리하고 완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므로 교학과 종교학을 정합하는 일에 관련된 인재들이 힘을 발휘하여 미래에 더욱 완성된 모습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2. 자선사업의 확대

  종교사에 있어 규모가 크고 생명력이 장구한 교단은 교내 외 사회 심리적 요구를 만족시켜 왔으며, 또한 이로써 포교의 사회적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종단 내부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는 의료 체제를 참관하였다. 또한 전국각지에 분포되어 있는 포덕소에 대한 말을 들었는데 대순진리회의 이러한 상황을 통해 현대 종교의 전형으로 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교육과 자선은 종교의 지업(志業)이자 발전을 돕는 핵심 요소라 생각된다. 필자는 단지 기초적인 참관을 한 것뿐이며 또한 한국의 국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지만 종교학의 이론에 비추어 볼 때, 대순진리회의 포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배경 속에서 자선사업의 규화와 확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종교형상의 형성은 교내에서 심력(心力)의 응집력을 보여 줄 수 있으며 또한 사회적인 면에서 발전된 사회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된다.

 

▲ 대순진리회 복지재단

 

 

3. 국제적 시야의 개척

  필자와 일행이 이번 참관의 기회를 갖게 된 연유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유곤 도장이 당시 대순진리회가 후원했던 세계종교지도자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신종교는 이미 제도화된 종교에 비해 국제화의 조건이 미약한 경우가 많으나 이런 점은 또한 적극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비교 종교나 종교간의 대화로 말하자면, 종교간의 교류와 방문은 목전의 시대적 흐름이며, 스스로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경계를 개척하고 넓히는 행위이기도 하다. 앞으로 동아시아나 혹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부터 시작하여 국제적인 종교 활동으로 그 무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동방주의라는 주제로 볼 때, 종교는 민족의 형성, 민족의 형식과 민족기개의 정신을 체현하는 것이며, 어느 정도 시간의 접촉과 이해 후에, 동아시아 지역의 신종교는 진일보한 교류와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에 ‘동아시아신종교논단’은 앞으로 기대되는 방향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에서의 종교여정은 다시 말해 문화여정이기도 하였다. 학생들에게 종교학을 가르치는 교학(敎學)과 연구를 위한 경험적인 측면에서 이번 방문은 이국에서의 매우 보배롭고 소중한 체험이었다. 필자는 이번 참관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그 속에서 종교이론, 도교전공과 상호 연관성이 있는 많은 부분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단지 대략적인 인상과 감상에 불과하기에 앞으로 많은 도우들의 가르침을 바라며 이는 또한 한 종교학자의 진실한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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