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순회보 86호 〉 영화속으로
GATTACA
GATTACA
글 교무부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 ‘가타카(GATTACA)’도 이 연장선에 있다. 여기서 가타카(GATTACA)는 DNA의 염기 서열인 G(구아닌), A(아데닌), T(티민), C(시토신), 등 4가지 염기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 지어진 회사명으로 이 회사는 우주비행사를 양성하는 회사이다.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최고의 수재들로 그들은 우주 비행계획을 세우고, 비행사로서 우주에 나가 연구하고 임무를 수행한다. 가타카의 시대배경은 머지않은 장래로 완벽한 외모, 두뇌, 건강을 지닌 아이를 낳기 위해 유전 공학이 대중화된 사회다. 유전 공학이 엄청나게 발전하여 사람들은 모두 자연 수정이 아닌 인공 수정을 통해 원하는 성별을 택하고 질병, 수명까지 조절된 아이를 가진다.
여기에 한 부부가 등장한다. 이들 부부는 아이는 신이 주시는 것이라고 믿고 자신들의 첫 번째 아이인 빈센트를 임신한다. 발전된 유전공학의 힘으로 부부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어떤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앓을 것이며 언제쯤 죽을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이는 “심장질환으로, 30세까지 살 수 있습니다.”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이들 부부는 첫 아들에게 자신의 성이 들어간 이름을 주지 않는다. 안톤 주니어는 다음에 ‘만들어진’ 둘째 아이가 된다. 빈센트는 어려서부터 우주에 대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자신의 유전자로는 우주항공 회사인 가타카에 면접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알게 되고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둘만의 수영대결에서 유전적으로 우성인 동생을 이길 수 없었던 빈센트는 어느 날 동생을 이기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빈센트는 인간의 유전자적 한계는 정신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음을 믿게 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출한다.
하지만 빈센트의 유전자로는 가타카의 청소부로 입사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청소부로 일하는 동안 빈센트는 보통사람을 유전적 우성 인자로 위장시켜 취업시켜주는 브로커를 만나게 된다. 그 브로커를 통해 빈센트는 우성 인자로 태어났지만 교통사고로 불구가 된 제롬의 유전자를 이용하여 가타카에 재입사하게 된다. 불구가 되기 전 수영선수였던 제롬은 최고의 유전자를 가지고서도 2등 입상이 수상경력의 전부였다.
빈센트는 비록 제롬의 유전자로 입사했지만 자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가타카에서 최고가 된다. 그러한 제롬(빈센트)을 부러워하는 아이린이 있다. 그녀 역시 가타카에 입사할 만큼 수재이지만 자신의 유전적 한계 때문에 늘 제롬(빈센트)을 부러워한다.
한편, 아이린과 제롬(빈센트)이 연주회를 같이 가게 된다. 연주자 손가락이 12개인 것이 강조된 포스터를 유심히 보는 빈센트를 보고 아이린이 묻는다.
아이린 : 몰랐어요?
빈센트 : 네, 하지만 손가락이 열두 개든 하나든 연주만 잘하면 되죠.
아이린 : 손가락이 12개여야만 연주할 수 있는 곡이에요.
이들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아이린은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제롬과 아이린처럼 우성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장벽은 있다. 그것은 “내 유전자는 내 자신이 성공하는 데 부족한 유전자인가.”라고 하는 마음의 장벽이다. 제롬은 이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로 불구가 되었다. 아이린도 이 마음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빈센트의 성공은 제롬의 유전자가 아닌 빈센트의 열정이 이루어낸 산물이었다. 가타카에서 완벽하다고 칭한 것은 빈센트의 유전자가 아닌 그의 열정이 담긴 우주비행보고서였다.
영화는 인간의 유전적인 우성조건이 전적으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충분조건이 되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오히려 성공에 있어 인간의 자율의지와 신념이 그 어떤 요소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가르치시기를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 … 이 같이 공을 드려 어렵게 태어난 것을 생각할 때 꿈같은 한 세상을 어찌 잠시인들 헛되게 보내리오.”(교법 2장 36절)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은 인종과 장애를 넘어서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다. 다만 가지고 있는 능력과 기질이 조금 다를 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좌절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 같다. 내게 부족한 것은 재능이었을까? 혹은 노력과 열정이었을까?
영화정보
• 감독: 앤드류 니콜 |